25년 전
당신은
그대를 생각하면 하얀 미소가 생각납니다.
초가을 길녘 반짝이는 햇빛 아래
산들거리는 코스모스처럼
하얀 이와 잇몸이 싱그럽습니다.
그대의 이름에선 사과꽃 향기가 납니다.
사과꽃 향기가 그리울 때면
하얀 종이 위에 당신의 이름을 그리고
얼굴을 묻어 봅니다.
그대의 말소리에선 봄비 소리가 들립니다.
살며시 내려 내 마음의 창을 두드리고
마른 대지를 적시고
가슴까지 흐릅니다.
언제나 사랑스런 당신은
제게
그리움이며
슬픔이며
기쁨입니다.
2000년도에 쓰였네요. 그가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습니다. 친구였던 제게요. 어느 날, 튕기던 제게 멀리서 시를 보냈습니다. 시를 배운 적 없어 촌스럽지만 진심이 내게 말하는듯 해 이 편지를 좋아합니다.
몇 편의 시와 꽤 많은 편지를 받고, 진심으로 무장한 그의 노력이 가상하여 우리는 롱디 연인이 되었습니다. 처음 사귄 이 남자와 결혼도 했네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제가 꼭 저렇기는 했습니다. 극사실주의 시네요. 푸하하하.
코스모스 같고, 사과꽃 같고, 봄비 같던, 풋풋한 그녀는 어디로 가버렸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