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 들어오는 딸의 모습에 나는 순간 멈칫했다. 평소와 달리 머리 색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밝고 요란한 색깔로 염색한 머리는 마치 내 눈을 향해 “내가 왔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물론, 우리 딸이 자신만의 개성과 표현을 찾고 싶어 한다는 건 알지만, 이 정도로 튀는 색은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왜 굳이 이런 색을 선택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물어보려 했지만, 괜히 다툼으로 번질까 싶어 말을 삼켰다. 딸의 입장에서는 ‘이것쯤이야’라는 생각이었겠지만, 부모의 마음은 다르다. 차분하게 이야기할 시간을 가져야겠다.
나도 젊었을 때 나만의 개성을 찾고 싶어 했던 시절이 있었겠지. 그때의 내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마음 한편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