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들의 고향, 당진 이야기
당진은 언제나 나의 뿌리였고, 이제는 내 아들딸들의 고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이 자라며 뛰놀던 들판과 천변은 내가 어릴 적 즐겨 찾던 곳과 다를 바 없었다. 당진천이 흐르는 물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나는 내 아이들에게 당진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이곳은 아빠가 젊을 때도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웠단다.” 아이들은 내 말을 들으며 당진천의 물결을 바라본다. 그 눈빛 속에서 나는 내 어린 시절을 본다. 그때도, 지금도 당진은 내게 고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가족의 역사와 기억이 쌓인, 사랑과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당진의 들판에서 풍어제의 북소리가 들려오면, 아이들은 신기한 듯 귀를 기울인다. “아빠, 저 소리는 뭐야?” 그럴 때면 나는 웃으며 말한다. “저 소리는 우리의 조상들이 바다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며 두드리던 북소리란다.”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그 소리를 가슴에 새긴다. 그들에게 당진은 단순한 고향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 땅이다.
봄이 오면 우리는 면천읍성을 찾는다. 옛 성벽 위에서 아이들은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키며 말한다. “아빠, 여기서 백제 사람들이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빌었대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이곳에서 우리 선조들은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지키기 위해 싸웠지.” 아이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성벽을 따라 걷는다.
가을이면 합덕제의 너른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우리는 함께 그곳을 걸으며 추수를 준비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 쌀이 우리가 먹는 밥이 되는 거야.” 내 말에 아이들은 손을 뻗어 벼 이삭을 만지며 신기한 듯 웃는다. 그들이 자라며 당진의 들판에서 느끼는 자연의 신비와 고마움은, 내가 어릴 적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왜목마을에서 일출과 일몰을 한 자리에서 맞이하는 순간, 아이들은 경이로움에 눈을 반짝인다. “아빠, 해가 뜨고 지는 걸 여기서 다 볼 수 있다니 신기해요!” 그들의 웃음 속에서 나는 당진이 주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다. 당진은 아들딸들에게도 소중한 고향이 되어, 그들의 마음속에 따스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당진은 나와 내 아이들의 고향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배우고, 꿈을 키워나간다. 이곳은 단순한 고향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계속 이어지는 곳이다. 당진의 하늘 아래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것이다.
하지만 아들딸들의 출생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태안, 그곳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부모님의 고향이자 나의 출생지인 태안은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비록 태안이 낯선 땅일지 몰라도, 그곳은 우리의 뿌리가 깊이 박힌 곳이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태안을 찾아가, 그곳의 바다와 바람을 느끼며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더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