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 수요일에만 만나는 이들이 있다. 길을 걷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소한 커피 향처럼 나를 이끄는 M과 K. 우리는 지역 도서관의 디카시 수업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M은 내 옆자리에, K는 멀찍이 떨어진 뒷자리에 앉았다. 그때만 해도 자주 대화가 오가는 사이는 아니었다. 우리가 가까워진 건―내가 짐작하기로는 수업 3주 차에 이뤄진―과제 발표 때부터였다. 과제는 사진을 찍고 그와 관련된 짤막한 시를 짓는 것이었다. M은 아파트 화단에 핀 능소화 사진에 자신의 감성을 담아 시를 발표했다. 나는 능소화를 그때 처음 알게 되었는데, 우아하면서도 귀여움이 물씬 느껴지는 색감과 모양에 매료되었다. 그보다 더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M의 시였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내용을 단 6줄에 담은 그의 내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 K가 일어나 시를 발표했다. 노을 진 하늘을 포착한 시였는데, K의 관찰력과 표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K의 시는 나의 예상과는 달라 흥미로웠다. 날카로운 햇살의 파편을 연상케 하는 시구가 사진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M과 K는 문학과 예술 분야에도 소양이 밝았다. 나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자주 말을 걸었다. 그들이 쓴 작품과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받아 적었다. 대화의 즐거움이 샘솟았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종강 이후로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누구도 연락하지 않았다. 나는 지적 대화에 목이 말라갔다. 고민 끝에 M과 K에게 연락해 조심스레 제안했다. 함께 시를 나눠보시겠습니까. 갑작스러웠을 텐데도 그들은 선뜻 긍정의 답신을 보내왔다. 그때의 떨림은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는 모임을 결성해 다양한 장르의 지식―문학, 음악, 미술 등의 분야―을 공유하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여러 작품에 대해 의논할 수 있는, 지식을 쌓아가는 시간을 나는 귀히 여긴다. 작가와 작품을 흠모하는 우리를 동경한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취향과 사유를 공유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 당신에게도 이런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요컨대 주변에 M과 K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꼭 붙잡기를 바란다. 당신도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며 어느 볕 좋은 오후에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