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꾸어야 한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약한 사람이었나. 누굴 만나든 주눅이 들었다. 그건 겸손이 아니었다. 자신감이 없는 것이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 죄책감이 들었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죄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가 뭐라 할라치면 사과부터 나왔다. 고통스러웠다. 스스로가 한심했다. 세상이 두렵고, 사람이 두려웠다. 나는 완벽하지 않았고, 그런 나를 온전히 받아줄 곳은 아무 데도 없어 보였다. 외로웠고 서글펐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세상에 던져두었었다.
나는 왜 그럴까. 내 마음을 달래고 또 달래도 언제나 또 외롭고 서글픈 자리로 돌아와 있는 내 마음을 고치고 싶었다. 이러지 않았도 될 것 같은데, 도대체 그 방법이 뭘까. 프로이트는 나의 어린 시절의 경험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것도 맞겠지만, 그걸 고착화시킨 것도 나의 선택이지 않았을까. 현재의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에는 나의 무수한 선택들로 이루어진 습관적 행동들의 집합체인 나의 일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 스스로 약한 사람이 아니라 이제는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시작은 외부적인 상황이 나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든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건 쉽지 않다. 남탓하고 불평하는 건 그게 좀 더 쉽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모자람을 인정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걸 안 했기 때문에 나는 줄곧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이제 그만 그 고통을 끝내고자 그동안 외면했던 나의 한심한 모습을 직면하기로 했다. 그동안 얼마나 도망 다녔는지.
내가 하는 모든 경험은 내가 판단하는 것이지 다른 누가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정도 그동안 내가 내렸던 판단들로 인해 만들어진 어떤 관념으로 인해 일어난 감정이다. 이미 자동화되어 버린 감정들. 그렇게 나란 사람은 만들어져 왔다. 그 과정에서 뭐가 맞고 뭐가 틀린 지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그게 몽땅 사실이라고 믿고 차곡차곡 확신을 쌓아 왔다. 그렇게 굳어진 나의 무의식과 자동화된 감정들. 그리고 현재의 나.
내가 내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기로 할 때, 나는 강해진다.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내가 선택한 것이며, 따라서 그에 따른 결과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이 문장이 내 것이 되면, 비로소 나는 변화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내가 나를 만들어왔으니, 나를 바꾸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세월이 길었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차곡차곡 쌓아온 나의 신념이 너무나 굳세다면 나는 새로운 굳센 신념을 쌓으면 될 일이다. 나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내가 원하는 결과, 달라진 나를 얻기 위해서는 나를 조정해야 한다. 나의 말과 행동을 조정해야 한다. 바꾸어야 한다. 나의 일상이 달라져야 한다.
나는 늦게 일어나는 내 모습이 싫었다. 아침부터 실패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누가 그랬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힘겹게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 거다. 힘겹게 일어나더라도 일어나 보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서 뭘 할 건가. 우선 이불을 편다. 10초 걸린다. 그리고 목표를 2번 적기로 했다. 100번 적기가 좋다고 들었지만, 아직은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현실적으로 2번을 적고, 명상을 시작한다. 일단 여기까지. 차곡차곡 쌓아가 보자.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