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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역수호자 Oct 02. 2023

(7) 오랜 친구와 이별하는 슬픔과 크게 다르지 않다.

퇴사 후 6개월 즈음 

나는 긴 꿈을 꾸고 일어나

오랜 시간 함께했던 페르소나가 떠났음을 느꼈다.  


더 이상 발현될 상황도, 존재의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리라.


의태와는 달리, 이것은 의도적으로 불러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랜 친구와 이별하는 슬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수줍은 듯 하지만 항상 예의 바르고 착하며

모든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해줬던

나의 든든한 방패였다.


그러나 그 상실감으로 인한 슬픔은 내 탓이요,

밀어낼 곳 없는 허무함도 내 탓이다. 

애초에 겁 없이 페르소나를 사용한 내 탓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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