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리고 20대의 나에게 음악이란, 그 이름 그대로 소리의 즐거움이라기보단 고통에 가까웠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되지 못하고 성공과 성취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다. 한국의 입시제도 속에서 스파르타식으로 훈련받았던 나날들이었기에 그러하다.
그런 시절을 겪은 나에게 음악이 예술이자 놀이이자 그 자체로 감동이며 행복을 전하는 도구가 된 것은 정말로 얼마 되지 않았다. 지역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며 이런저런 연주도 안 가리고 해 보고, 적은 청중이지만 그분들을 즐겁게 해 드리려 노력하고, 어찌저찌 아이들에게 음악을 인내와 사랑으로 가르치다가 보니 어느 날 음악이 소중한 존재로 찾아왔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는 음악이 증명의 대상이 되기보단 사람들에게 치유의 수단이 되기를 바라게 됐고 이날을 기다리게 됐다. 내가 이제까지 배운 공부들을 세상에 기꺼이 회향하는 마음으로 내놓을 수 있기를, 온전히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날을 말이다.
나의 갈망은 매우 순수하고 강렬했지만, 그간의 생활 탓에 때가 많이 타 있던 터라 내 마음의 불순물을 조금씩 걸러내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렇게 좋은 마음만을 남긴 채로 드디어 당신들께 내어드리는 날이 찾아왔으니 정말 기뻐 춤을 추고픈 마음이다.
내가 아끼는 클래식 음악을 사람들에게 마음챙김과 함께 전달할 수 있게 되었음에 정말로 진실되게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30대로 접어드니 이제야 이 세상에 먼저 살다 간 선조들이 남겨준 지혜의 유산들과 또 아름다운 음악들이 있어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내가 세상에 내보이는 이 작디작은 발자취가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좋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