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혼자가 편한 나라, 함께가 그리운 순간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by 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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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백화점 지하에서 볼 수 있는 1인용 식재료 및 도시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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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들이 먹기 힘들다는 과일도 1개씩 팔며, 양념들도 귀여울정도로 아담한 사이즈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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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1인석 자리




혼자 여행하기 좋은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달 정도 머물러 보니,
이곳은 혼자 살기에도 참 잘 맞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이나 마트 어디를 가도
혼자라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혼자이기 때문에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습니다.

식당에는 1인이 앉기 좋은 자리가 자연스럽게 마련되어 있고,

어디서든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침 시간에 ‘모닝구’를 먹으러 가보면
어르신들이 혼자 커피를 마시며 신문이나 책을 읽고 계신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이 낯설기보다, 이곳에서는 일상처럼 느껴졌습니다.


마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녁 시간에 AEON Mall 같은 곳에 가보면
혼자 먹기 좋은 간편식과 도시락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요리를 하기 어려운 날에는
마트의 즉석식품 코너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은 반찬이 여러 가지 담긴 세트를 사 본 적이 있습니다.
6~7가지 정도의 반찬이 조금씩 담겨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두 젓가락이면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어딘가 소꿉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엄마가 보셨다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렇게 야박하게 담아놨냐”
라고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이라도 더 담아주려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그 양이 오히려 저에게는 딱 맞았습니다.

입이 조금 짧은 편이라
항상 조금씩 남기게 되었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를 적당한 양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고기나 생선도 대부분 1인분 단위로 포장되어 있어서
필요한 만큼만 사고, 남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간장이나 소스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도
소용량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혼자 생활하기에 부담이 적었습니다.

다만 기준이 일본인 기준이라서인지
생각보다 작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혼자에 맞춰진 환경은 분명 편리했지만,
계속 그 안에 있다 보니
조금 외로운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혼자 기준으로 잘 맞춰져 있다 보니
굳이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의식하지 않으면 점점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리함이 커질수록
누군가와 시간을 맞추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일이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왜 일본에서는 이런 문화가 잘 자리 잡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와
경제적인 부담,
그리고 고령화로 인해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적 변화가
이 흐름을 만든 배경일 것입니다.

여기에 도시 중심의 생활 방식까지 더해지면서

혼자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었고,
그에 맞춰 혼자서도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혼자에 맞춰진 문화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분명 편리했지만,
그 안에 머무는 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혼자여서 좋은 순간도 많지만,

문득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좋은 것을 함께 경험하고 나누는 즐거움도 분명 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만의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

그 두 가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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