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나고야란 어떤 도시일까?

조금 심심한 도시, 그래서 더 편했고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

by 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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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처음에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도시였다.


도쿄처럼 압도적이지도 않고,
오사카처럼 활기차지도 않다.


여행을 가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도 없다.
그저 걷다가, 쉬다가, 가끔 쇼핑을 하게 되는 곳이다.


이 도시가 애매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특별한 무언가’가 없어서였다.


기억에 강하게 남는 장소도,
굳이 다시 찾아가고 싶은 포인트도 없었다.


그런데 며칠을 보내고 포인트를 대체하는 편안함이 있었다.

이곳은 특정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도시가 아니라
그 시간의 느낌이 남는 도시라는 걸 알게 됐다.


나고야는 도요타 자동차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산업과 함께 성장해 온 도시다.


그래서인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이미 갖춰진 안정감이 먼저 느껴진다.


정돈된 거리, 무난한 상점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일상적인 풍경.


이 도시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온 자리처럼 느껴진다.


그날도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오스 상점가를 따라 걷다가
텐무스가 유명하다는 가게에서
텐무스 하나 사서 근처 공원에 앉아 먹었다.


그날 내가 한 일은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느낌,
그게 이 도시에서는 자연스러웠다.


이곳이 ‘생활하는 도시’처럼 느껴진 건
외국인들의 존재 때문이기도 했다.


길을 걷다 보면
일본어가 아닌 다른 언어가 자연스럽게 들려온다.


아이치현은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이라
일을 위해 건너온 사람들이 많고,
이곳에서 각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고야는
여행자가 소비하고 떠나는 도시라기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용히 섞여 살아가는 공간에 가깝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나고야를
우리나라의 대전에 비유한다.

크게 튀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내게는
오히려 울산에 더 가까운 느낌으로 남았다.


산업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유지되는 도시,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돌아가는 곳.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오래 머물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나고야는
누군가에게는 분명 심심한 도시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일상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만큼 편한 도시도 드물다.


특별한 장면 하나보다
하루의 흐름이 더 기억에 남는 곳.


그래서 나고야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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