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I’m from Korea

“I’m from Korea”라고 말했을 때 달라진 것들

by 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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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드럭스토아 어디서나 있는 한국 화장품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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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나고야돔에서 콘서트 포스터와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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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에서 만난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영수증에 적힌 한국어가 괜히 반가웠습니다 / 아직도 일본 방송에서는 대장금이 방영>




“Where are you from?”

여행을 하다 보면
이 질문을 참 많이 듣고, 또 하게 됩니다.


“I’m from Korea.”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말 뒤에는 짧은 공백이 따라왔습니다.


그리고 많이 들었던 말은

“삼송?”

틀린 말은 아닌데,
어딘가 조금 웃긴 대답이었습니다.


한국을 떠올리면 삼성이라니.
그래도 그 정도라도 알고 있다는 게
괜히 반갑고 고맙게 느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I like Korea.”

그 뒤에 K-POP 아이돌 이름이 나오고,

한국 드라마 이야기가 이어지고,
한국 화장품이나 음식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이제는 한국이 어떤 곳이라 설명하기보다
각자가 알고 경험했던 한국을 꺼내 놓으며 호감을 표합니다.


오히려 한국인인 제가 모르는 한국 이야기가 나올 때도 있어
조금은 멋쩍은 웃음으로 스몰 토크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한국 문화가
그들의 일상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돈키호테나 드럭스토어에 들어가면
한국 화장품 코너가 크게 자리 잡고 있고,
한국 연예인이 모델인 광고가

백화점 벽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한국 라면, 만두, 김치를 찾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특별히 한 일은 없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금 더 부드럽게 말을 건네받거나
친근감을 표하기도 합니다.

아주 사소한 차이였지만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의 노력과 시간이 쌓인 결과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게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의 저는
그렇게 여유로운 사람이 아니여서,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가끔은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떨어져 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내가 살던 곳이
누군가에게는 살고 싶은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곳이 될 수 있다는 것.


곁에 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조금 멀어지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삼송으로 기억되던 나라에서,
이제는 누군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제게

작은 친절로 조용히 닿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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