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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Oct 28. 2024

[그때 그 가을 그 자리에서]

[그때 그 가을 그 자리에서]          



그때 그 가을 그 자리에서

여지껏 옷자락에 묻어있는

그 가을 부스러기를 떨어낸다.     


그 가을 그 자리를 견뎌내며

내게

그리고 네게

몇 겹의 가을이 더 묻었다.     


채 낙엽 지지 못하고

누렇게 견디며 바스라지는

고목(古木)의 넓은 손바닥은

그 가을 빗방울이 묻어있다.  

   

그 가을 높던 하늘은

퍼렇게 내려앉아 머리 가까이에 있다.

뒤꿈치를 들고 손을 뻗어 올리면 

손끝이 하늘 안에 묻히겠다.     


여지껏 남아 있는 그때 그 가을을

주름지는 목덜미에 묻히며     


다시

가을로 

돌아온다.



                           ...靑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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