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고립이 필요한 이유
처음엔 단순히 ‘물러나 수양한다’는 뜻이겠거니하고 지나쳤지만, 문장이 머릿속에 자꾸만 남았습니다. 찾아보니 ‘퇴수(退修)’는 인생의 불운이나 사회적 활동의 길이 막혔을 때,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라고 하더라구요.
모세의 광야 40년, 사마천이 궁형을 겪은 후 '사기'를 완성한 시간, 그 모든 고통의 터널이 바로 퇴수였다는 해석이 마음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즘 시대에도 퇴수의 시간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다만 그 형태는 조금 달라졌지요.
저는 그것을 ‘셀프고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셀프고립은 누군가에 의해 밀려난 외로운 고립이 아닙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고요한 방 안에 들이는 ‘자의적 고립’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배우고, 조금씩 자라납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어떤 비교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나를 중심에 놓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퇴수' 아닐까요.
잠시 멈추고,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멈춤은 낙오가 아니며, 고요는 정체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침묵의 틈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더 나아가 준비된 마음으로 세상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우리 모두 자신만의 퇴수의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면을 돌보고, 나를 정성스럽게 길러내는 그 시간을, 두려움 없이 맞이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