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을 믿으시나요?

촉은 미래의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

by 김반짝

여러분은 '촉'을 믿으시나요?


저는 촉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꽤 진지하게요.

사소한 선택부터 인생의 중요한 결정까지, 저는 늘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촉을 읽으려 애씁니다. 어떤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어느 길을 걸을지 고민할 때, 책 한 권을 고를 때조차도요! 늘 그 순간 떠오르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저를 이끌곤 합니다. 선택지에 선택을 하면 사람들은 종종 저에게 묻습니다.

"근거는 뭐야?"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선택해?"

그럴 땐 잠시 멈칫하다가 조용히 말합니다.

"그냥.. 느낌이 그래."


느낌..

그 말은 대개 논리적인 대화에선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저에게는 가장 신뢰할 만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촉’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몸과 마음으로 축적된 삶의 데이터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관찰을 좋아했습니다.

말보다 눈빛을, 설명보다 분위기를 더 민감하게 읽어내곤 했습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마음속 흐름을 느낄 때가 있었고, 어떤 장소에선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거나 불편해지는 경험도 자주 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늘 말보다 먼저, 아주 섬세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걸 저는 일찍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신호를 가장 정확하게 포착하는 감각이 바로 ‘촉’입니다.


저는 이 촉이,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믿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5차원의 세계에서 책을 떨어뜨리며 신호를 보낸 것처럼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간을 뛰어넘는 연결. 그 연결은 때때로 어떤 단어보다 더 정직하게 저를 움직입니다. 촉은 때때로 불안과 착각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압니다. 진짜 ‘촉’은 결코 조급하거나 요란하지 않다는 것을요.


오히려 그 감각은 아주 조용하고 단단하게 다가옵니다.

심장이 조용히 뛰고, 눈앞이 맑아지고, 머릿속 소음이 사라지고 “그래 이거지!” 하는 한 줄의 확신만이 남습니다. 그럴 때 저는 다른 계산을 멈추고, 그 감각을 따릅니다. 실제로 저는 그런 선택들로 지금까지의 중요한 갈림길들을 지나왔고, 뒤돌아보면 언제나 그 촉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틀렸던 건 대부분, 머리로 너무 많이 생각했을 때였습니다.

촉을 따르는 삶은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변수는 많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는 늘 하나의 나침반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촉’이라는 직관의 나침반입니다. 그 나침반은 제가 저를 믿는 방식이자, 미래의 나와 대화하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제가 저를 속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마음이 만든 날카로운 안테나이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랑과 확신이 깃든 방향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촉을 따를 겁니다.

그건 제가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에 책임지기 위해 필요한 방식이니까요. 누군가는 그것을 비이성적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조용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느낀 것을 믿습니다. 그건, 시간 너머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신호이니까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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