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의림지 (비룡담 저수지)를 걷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살짝 이른 저녁 시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제2의 의림지(비룡담 저수지)로 향했다. 소화도 시킬 겸 한 바퀴 걸으며 둘러보기 위해서다.
의림지를 여러 번 와봤지만 제2의 의림지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제2의 의림지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강우량 감소와 지역 개발로 인한 농업용수 수급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성이 제기되어 2000년대 중반 이후 검토를 거쳐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 2021년 말 완공, 2022년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왔을 때는 늦은 밤이어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단지 저수지 주변에 유럽형 성을 연상시키는 조형물과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어 그 앞쪽까지만 갔다 돌아오며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와 촘촘히 둘러보게 되었다.
요즘은 어딜 가나 데크길이 유행처럼 조성되어 있다. 여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데크길이라 조금은 식상했고, 조금은 재미없었지만 걷다 보니 마음에 드는 곳이 중간중간 나타났다. 저수지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훼손하지 않고 나무가 기울었으면 기운데로, 휘었으면 휜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하나하나 다 살려 데크길이 만들었다. 그 모습이 왜 그리 흐뭇하게 다가오던지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저수지 둘레에 인접해 있는 산과, 도로, 저수지 사이를 자연스럽게 걸으며 휴식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데크길이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이긴 하지만 아직 해가 길어, 데크길을 걸으며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온 사람들,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 나처럼 운동하러 나와 빠르게 걷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천천히도 걷다, 빠르게도 걷다 주위의 경관을 하나하나 눈여겨보며 한 바퀴를 돌았다. 걷다 보니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제1 의림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이곳 제2 의림지에서는 물고기도 많고 낚시가 허용되는가 보다. 농업용수 수급 확보를 위해 만든 곳이지만 지역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손색없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한 바퀴 걷는 데 40분이 소요됐다. 한여름의 더위에도 살짝씩 불어주는 산들바람이 물과 어우러져 시원함을 선사하니 오늘 하루도 성공적이다.
1300년을 간직한 저수지
신라 진흥왕 때(재위 540~576년), 우륵이라는 인물이 축조한 것으로 전해짐.
문헌상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세종실록지리지'나'신 증동국여지승람'등에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그때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봐서 15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됨.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수차례 보수와 확장을 거쳤고, 현재의 형태는 주로 조선 후기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농업용수가 가장 주된 목적임.
제천 지역은 예로부터 곡창지대였고, 의림지는 주변 논밭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수리시설로서 기능뿐 아니라, 조선시대 이후에는 풍경이 아름다워 유람지로도 유명했다.
농업용수 저수 능력 강화 - 43만 톤 이상 확보 가능.
ICT기반 스마트 수리 시설 도입 - 원격 제어로 물 공급 조절 가능.
생태공원 조성 및 시민 휴식처 역할 - 단순히 저수지 기능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
현재 의림지는 '국감명승 제2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주변에는 의림지역사박물관, 자전거길, 물문화관, 경회루 등의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며, 특히 겨울의 설경과 봄의 벚꽃, 가을의 단풍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