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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해 절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

by 밍작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일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잃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불행한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거나, 적어도 지금 당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 삶에 새기는 쇼펜하우어 50p>


사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온 정신을 현재로 집중하면 행복해집니다. 내 눈앞에 있는 것이 참 아름답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고맙고, 내가 무언가를 몰입해서 하고 있는 이 시간이 좋다고 느끼면 행복해집니다. 초점을 오롯이 현재로 모으고 이것들이 감사하다고 느끼는 것이 가장 빨리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인 것이죠.

그래서 불행이란 것도 참 단순합니다. 내 눈앞에 있는 것을 순수하게 느끼지 못하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의 과거나 함께 할 미래를 걱정하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불행해집니다. 초점을 현재로 모으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로 중심을 옮기다 보면 자연스레 걱정이 되거나 불행해집니다.


이렇게 단순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순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갑니다. 과거의 선택이 만들어 낸 현실이 남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고, 이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하니까요. 이런 선명하지 않은 이 미래는 마음속 불안을 만들어 내고, 불안은 현실에 몰입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불행의 방향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그리고 결국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남들은 무언가 열심히 몰입해서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참 어려운 건 이를 알면서도 한 번 빠져버린 이 불안의 늪에서 탈출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지 못합니다. TV 아니, 휴대폰만 열어도 내 눈앞에 있는 현실보다 더 좋은 현실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죠. 그것들과 비교했을 때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너무나도 초라해 보이니까요.인이 생기면 결과를 찾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래서 이 현실에 대한 원인을 생각해 봅니다. 결국 현실은 과거가 모여 빚어낸 결과이기에 과거에 대한 후회가 생깁니다. 이 사람과 결혼을 해서, 공부를 안 해서 대학을 잘 못 가서, 어려서부터 공부할 여건이 안 좋아서, 부모를 잘못 만나서. 아니 조부모가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서... 과거를 부정해 봤자 아무 소용없는데 계속 변하지 않는 과거의 과거로입합니다. 그래서 정작 몰입해야 할 현실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죠.


불행한 사람들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나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나를 힘들게 한다고, 나의 현실을 남들만큼 좋게 만들지 못해 줬다고 불평합니다. 물론 본인은 상대방에게 꽤나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것을 주고 있다는 착각이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고 있는데 왜 주변에 있는 사람은 나를 이렇게 대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이런 생각이 계속되어 결국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죠.


불행한 사람들은 몰입하지 못합니다. 우선 무엇에 몰입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죠.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을 한 차원 높게 해주는 그 무언가를 찾지 못했습니다.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고민 없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하다 보니 그렇게 돼버리곤 합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나서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서 무언가를 시작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하곤 합니다. 매번 대충 때워내기 일쑤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떻게 몰입해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몰입에도 자신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몰입할 수 있는 장소, 시간, 분위기가 있죠. 이는 하루아침에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환경들이 나만의 루틴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몰입하지 못해 봤기에 이를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몰입하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죠. 그렇게 내면의 무언가를 찾지 못하고, 내면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만 맴맴 돌다가 인생을 보내버립니다. 그러고 나서는 자책하곤 하죠. 나는 집중력이 안 좋은 사람이라고.


삶의 지혜는 대부분 현재와 미래에 대한 주의와 관심의 적절한 균형 속에서 얻을 수 다. 경박한 사람들은 지나치게 현실 속에 파묻혀 지내고, 불안과 근심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미래에 매달려 살아간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늘 앞만 바라보며 미래 속에 사는 사람들은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과거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좋은 것은 추억과 교훈뿐입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있는 게 없죠. 추억을 통해서 입가에 미소 짓는 행복을 느끼고, 교훈을 통해서 현재의 삶의 방향을 조금 더 좋게 개선해 내면 그만입니다. 그 외의 과거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과거는 걱정 없이 무언가 몰입했던 과거뿐입니다. 반대로 '불행한 과거'는 그 과거의 시점에서 과거에 대한 후회와 걱정으로 집중하지 못한 시간인 것이죠. 그렇기에 오늘 또한 미래의 시점에서 좋은 과거가 되기 위해 후회 없이 몰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현재에 몰입하더라도 미래는 고려를 하긴 해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 없이 현재를 무턱대고 몰입하다가는 방향성을 잃기 쉽고, 자칫 쾌락주의적인 삶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현재와 미래는 주의와 관심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것이죠. 현재를 쾌락적으로 보내면 미래는 불행해질 것이라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현재를 너무 힘들게 보내면 미래의 나의 몸과 마음이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는 관심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너무 과도하지 않게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나의 현재를 균형 있게 살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다들 미래에 대해서 전력투구 합니다. 한두 명이 시작한 전력투구는 경쟁을 만들어내고 나의 현재는 균형을 잃고 지나치게 미래에 매달려 살아가게 됩니다. 유년기부터 시작된 이 무한경쟁이 균형을 잃고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들을 생산해 냅니다.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놀면 된다고,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 하고 싶은 것 하면 된다고, 나중에.. 나중에.. 결국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회가 불행한 사람들을 생산해 냅니다. 그리고 이 불행을 느끼는 시점은 현재를 즐기기에 너무나도 늦어버린 4~50대라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나중이 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는데, 막상 나중이 되었는데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회가 불행합니다. 행복이라 믿어지는 것은 명예와 성공 그리고 돈 뿐인 사회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부는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을 느끼게 되는 바닷물과 같다. 이는 명예도 마찬가지다.

<내 삶에 새기는 쇼펜하우어 72p>


이 목마름은 개인의 생애 안에서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를 채우고자 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오아시스를 찾아 저 멀리 나섭니다. 저 뜨거운 사막으로 다음 세대를 몰아댑니다. 현재를 즐기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라고. 현재를 즐겨서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이죠. 그렇게 다들 낙타처럼 꾸역꾸역 살아갑니다.

부디 낙타처럼 살다가 인생을 끝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처럼 행복하게 사는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사람처럼 살다가 인생을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꿈도 꾸고, 노력도 해보고, 어려움도 이겨내 보고. 가끔은 미래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신나게 즐겨보기도 하고 말이죠. 가끔 과거의 추억에 미소 짓고, 과거의 교훈을 인생의 방향을 삼으세요. 이 방향을 미래의 꿈과 연결시켜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몰입하면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과거와 미래가 적절하게 균형 잡힌 삶에는 불안, 불행, 후회는 쉽게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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