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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자 Jul 07. 2024

출판사 교정본을 받았습니다.

출판사와 두 번의 교정/교열 절차를 거친다고 들었다. 교정/교열은 처음인지라 어떻게, 얼마나 교정을 해주는지가 궁금했다. 미팅에서 잠깐 이야기했을 때 편집인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가 엄청 코멘트를 달아서 보내드릴 거예요"


이 말이 사실 걱정이 되었다. 글을 편집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상대적으로 문해력이 좋은 사람이 이해가 안 되는 글을 쓴다는 건 독자들도 이해할 수 없는 글이 될 확률이 크기에... 최대한 코멘트를 덜 받고 싶었다. 처음 출판사에 초고를 보낸 다음 퇴고가 아닌 거의 재고를 해가며 글을 썼었다. 읽고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수정했지만, 읽을 때마다 참 이상했다. 


힘들었다. 내 글을 보고 또 보고 수정한다는 것은 나의 과거의 글과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싸운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기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을 하고 보낸 글이었다. 보낸 지 2주 정도 지났을까. 교정본이 메일로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어보았다. 


기본적인 맞춤법에 대한 수정이 많이 보였다. 습관적으로 글을 쓸 때 쉼표(콤마)를 많이 쓰곤 했는데 이게 많이 필요 없는 느낌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중간중간 너무 러프한 느낌과 이해가 되지 않는 갑작스러운 흐름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 수정을 해주시거나, 이런 식으로 수정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코멘트를 적어주셨다. 


그 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읽어보니 그럴만했다. 콤마가 없어도 문장 흐름은 자연스러웠고, 내가 썼던 표현들은 다시 읽어보니 무언가 내 자의식이 익숙한 표현들을 쓰고 있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중학생 정도에게 설명하게끔 써야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출처에 대한 정확한 정보였다. 그냥 대략적으로만 인용했던 니체의 글들에 대한 정확한 책과 페이지수 정보가 필요했다. 이게 가장 어려웠다. 최근에 종이책보다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많이 보다 보니까 종이책에 대한 페이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종이책을 찾아보고, 본가에 있는 니체의 말의 페이지를 찾아보고 넣었다. 이제 책을 읽으면서 좋은 내용과 인용할만한 내용은 페이지수까지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이책을 많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교정, 교열을 해주신 글에 대해서 다시 퇴고를 했다. 금방이면 할 줄 알았지만 역시 글은 보면 볼수록 고치고 싶어 지기 마련이라 2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얼마나 완벽한지는 또 모르겠다. 그냥 지난번보다 조금 나아지면 되겠지란 생각. 지난번보다 조금 더 쉬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퇴고를 했다. 


그리고 부디, 조금은 쉽게 독자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교정/교열이 어떻게 돌아올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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