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먹은 커피 탓인지
좌로 우로 뒤척이다
억지 잠을 포기하고
등받이로 베개하나 고이고
멀뚱히 앉았다
곁에 잠든 아내의 숨소리가 들린다
물끄러미 얼굴을 바라보다가
혀를 찼다
왜 나 같은 사람 만나서
참 안 됐다
세상에서 제일 이해 안 되는 사람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건
분명
사랑인 거다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는
결연에 찬 사랑도 있겠지만
겨우 서로의 잠든 얼굴정도라도
해바라기처럼 바라봐주며
불쌍히 여기는 것 또한
분명
위대한
사랑인 거다
나는 분명
위대한 사랑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이 깊은 밤의
어둠을 걷어내고
개벽할
태양처럼
뜨거운 그 위대한 사랑 덕분에
잠이 더 안 온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