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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s Jan 29. 2024

7) '통제되지 않은 욕구' 공연음란

7) '통제되지 않은 욕구' 공연음란


우리나라 형법 245조,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공연음란죄는 자신의 성적 만족을 목적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는 음란 행위를 벌하는 죄이다.


우리의 뇌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쾌락은 우리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쾌락 행위로 뇌 속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 영향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과도한 쾌락 추구는 위험하다.

일정량의 쾌락에 익숙해지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바로 중독이다.


어떤 종류의 중독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약물 중독, 게임 중독, 도박 중독 그리고 성중독 정도가 있을 것이다.


이번 회에서는 성중독과 관련된 사건을 살펴보려고 한다. 성중독은 성적 욕구가 강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공연음란죄는 성중독과 관련된 대표적인 범죄 중 하나이다.


5월의 맑은 오후,

나는 점심식사를 하고 나른함을 느꼈다.

졸음을 쫓아내고자 김 순경과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커피의 각성 효과가 몸속 신경에 퍼지기 전 112 신고 무전 소리가 나를 깨웠다.




112 신고 No. 0506 [남자가 성기를 내밀고 있다.]


나와 김 순경은 발생 장소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언덕 8차선 왕복 도로 육교가 우뚝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범죄가 발생했다.


신고자는 초조한 모습으로 경찰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고자인 피해 여성은 걸어가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뒤를 돌아봤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년의 남자가 성기를 내밀고 시선은 아래쪽으로 하고 있었다고 했다.

나는 피해 여성에게 그 남자의 모양새를 물어본 후 육교 위빠르게 걸어갔다.


발생 장소에서 남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또 다른 여성의 뒤에서 음란행위 (바지사이로 성기를 내놓고 자신의 손으로 왕복? 운동 행위에 몰입해 있었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피해자 진술 외 증거확보 목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그에게 다가섰다.


그 남자는 경찰관이 곁에 있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바지 올리세요."

강하고 단호한 어투로 직무상 명령했다.


그는 흠칫했다.

"어, 어 그게 덥고 가려워서......"

두서없는 변명을 토해냈다.


나는 범죄사실 등 미란다원칙을 고지 후 현장에서 체포했다. 지구대로 인치 후 서류를 꾸미기 전, 경찰관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자리를 만들었다.


그와 대화 중에 특징 두 가지를 발견했다.

하나는 성인물(일명 야동)을 수시로 봤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혼자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의자가 된 남자는 과거 내로라하는 기업의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온라인 성인물(일명 야동) 시청이 어느 순간부터 기분 나쁜 일이 생겼을 때,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 등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도구가 되었고 지금은 거의 매일 습관적으로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자신은 왕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것만으로는 만족되지 않아 범행(공연음란)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는 고개 숙인 모습을 한 채,

"더 이상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내 생각에 그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유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타인과 어울려 사회관계를 쌓기보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오랜 시간 무분별한 성인물을 접하여 성(性) 중독에 빠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반복 행동으로 왜곡된 성관념이 자리 잡았고 머릿속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여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추측된다.


중독은 강간, 강제추행, 강간살인 등의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에 위험한 것이다. 따라서 처벌과 더불어 적절한 정신적 치료가 동시에 필요하다.

또한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으므로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




예전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서는 사회 분위기상 낯 뜨겁게 여겨졌던 춤, 영화, 노래, 사진, 언어 등을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 그 밖의 미디어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보고 들을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서서히 노출되면서 도덕적 성관념에 관한 경계가 느슨해졌다고 생각된다. (마치 신체의 통각기관이 중독에 의해 마비되는 것처럼...) 


이러한 현상을 무조건 통제해서도 아니 된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성적 욕망도 충족이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알았으면 고쳐야 한다.


성중독 현상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중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청소년 시절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성중독자들에게 정신과적 의료를 지원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범죄 및 성을 도구로 하여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들의 보호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 스피노자는 이성과 성교하고 싶은 욕망 혹은 성교하기를 좋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욕정이다. 인간의 성교, 그러니까 섹스를 동물적인 것으로 폄하하지는 말자. 그것은 발정기에 종족 보존을 위해 하는 동물의 행동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섹스의 목적이 단지 자손의 생산에 있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 되겠는가? 개체로서는 통제할 수 없는 유전적인 명령일 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인간에게 섹스는 욕망이나 사랑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의미심장한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욕망이나 사랑은 삶의 힘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킨다고 생각되는 대상을 향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섹스는 분명 우리 자신의 삶의 힘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인간의 섹스는 종족 보존의 차원에 머물러 있는 동물의 교미와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32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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