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겨울이 생각난다
금년 들어서
이렇게 쌀쌀한 날씨는
처음이다.
수치상으로
영하 7도라고 하나.
사실 어렸을 때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던 때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러나 춥고 더움은 상대적이라.
북극에서 온 분들은
따뜻하다 할 것이고
중동에서 온 분들은
얼어 죽을 것 같다고
말하겠지.
내 마음의 온도는
시원하다고?
아냐
어제와 비교하면
쌀쌀하다는 표현이
옳겠지.
어쨌든
겉옷이 바뀌었네.
단순하게 변한 것이
아니야.
둘째가 구입한
여러종류의 점퍼로 인해
금년에는
이것저것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상황도
한몫하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껼이
나의 부드러운 얼굴에
부딪혀
살짝 에이는 것 같아
쓰리다는 느낌이 오네.
그래도 좋아요.
겨울을 품을 수 있으니.
가을을 떠나보내야
겨울과도 친구가 되겠지.
어느 겨울 아침
흰눈이 내리고 흙탕길이 되다가
갑자기 닥쳐온 동장군에 의해
길바닥이 꽁꽁 얼어붙어
목발을 짚고
엉금엉금 기어다녔던
그 때.
마침 미니 스커트를 입은
중년의 여성이
말가죽 부츠를 신고
조심조심 걷다가
목발을 짚은 내 앞에서
미끄러져 발라당 하고
뒤로 자빠졌다가
급히 다시 일어서려고 하다
다시 넘어졌던
웃픈 광경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겨울은
아니 추운 겨울도
많은 추억거리를
내게 만들어주네.
곧 동지(冬至)가 지나면
봄을 기다릴 수 있겠지.
난 오늘도
씨원한 바람을 맞으며
겨울아침을 반긴다.
하여튼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