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스피스 병원에서는 당뇨를 덜 신경쓸까?
마지막 밥상 앞에서
“내가 당뇨가 30년 이야.”
그분은 밥상을 앞에 두고 천천히 말씀을 꺼냈다.
“밥 앞에 두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
먹질 못해서, 너무 먹고 싶은데… 못 먹어서…”
말끝이 떨렸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먹고 싶은 거 다 드세요.
신경 쓰지 마시고, 속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잘 드시면 됩니다.”
그분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응, 그러고 있어.
고구마도 먹고, 바나나도 먹고, 복숭아도 먹고…
다 잘 먹는다야.”
그리고 덧붙였다.
“간호사야, 내가 아플 때 그렇게 말해준 사람이 없었는데… 참말로 고맙다.”
말기암 환자 중에는 오랫동안 당뇨와 함께 살아온 분들이 많다.
호스피스 병원에서는 혈당 수치에 그렇게 매달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삶의 마지막 여정에서 숫자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 이 말을 ‘죽을 때가 돼서야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허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뜻은 다르다.
그저 불편함 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편히 즐기며,
남은 시간을 평온하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여기서는 음식이 단순한 영양이 아니라
마음을 위로하고, 추억을 불러오고, 삶을 이어주는 마지막 다리가 된다.
그 다리를 건너는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계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