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사이, 당신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배운 말의 무게와 삶의 태도

by 별빛간호사

나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하는 별빛 간호사이다.


나이트 출근 날이었다.
쉬고 출근해서 새로 보이는 환자들이 몇 있었다.
30분 넘게 인수인계를 듣고 라운딩을 돌았다.

첫 번째 방 환자분이 침대에서 뜨개질을 하고 계셨다.
‘이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아까 인수인계에서 정보를 들었던 환자였다.

“왜 안 주무세요?”
“잠이 도통 와야 말이죠.”
“네…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 힘들면 쉬세요.”
“이게 무슨 무리에요, 놀이죠.”

환자분은 고개를 들어 빙긋 웃더니, 금세 다시 뜨개질에 집중하셨다.

tempImageAJ99kH.heic 모자를 만드는 중이시다. 지금은 완성이 되었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 방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부터 한숨이 새어나왔다.
“여기 감옥 같아. 다 귀찮고 싫어.”
“엄마, 나는 오죽해?”
“그럼 가 이년아. 왜 내 옆에 있어.”
“그게 엄마가 나한테 할 소리야?”
“죽을 거면 그냥 콱! 죽지 왜…”
“진짜, 그런 말을 왜 하는데?”

내 기척을 느꼈는지, 모녀는 말을 멈췄다.
서로 고개를 돌린 채, 크게 한숨만 내쉬었다.


첫 번째 방에서는 뜨개질하는 손길과 웃음이 있었고, 마지막 방에서는 날카로운 말과 한숨이 흘러나왔다.


삶은 하나의 놀이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은 내가 인사를 건네야 비로소 반겨준다.
함부로 뱉은 말은 화살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그 화살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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