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탈출한 ADHD 간호사'전업 백수'로 살아남기.

by 별빛간호사

'ADHD 간호사, 병원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를 연재하겠다고 큰소리쳤을 때만 해도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어느새 연재는 밀리고 밀려 안드로메다 너머로 가버렸다.

브런치에서 "내일은 연재일입니다!"라는 알림이 올 때마다 느껴지는 찜찜함!!! >ㅠ<

나는 필사적으로 현실을 회피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법!!!!

KakaoTalk_Photo_2026-02-11-16-19-12.jpeg 이제는 더이상 피할 수 없다.!!!!


그리하여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해 보려 한다.

이름하여

[ADHD 인간의 전업자로 살아남기].

즉흥적이고 제멋대로인 면을 고쳐보고자 시작한 연재가 결국 이렇게 흘러가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마무리에 더 힘을 실어보기로 했다.


병원 일을 쉬고 집에서 지내는 나의 하루는 단조롭다.

기상 → 식사 → 청소 → 강아지 봉봉이와 놀기 → 다시 식사 → 뒹굴뒹굴...

KakaoTalk_Photo_2026-02-11-16-19-08 002.jpeg 이러고 논다. ㅎㅎㅎ
KakaoTalk_Photo_2026-02-11-16-33-05 001.jpeg 산책갈때는 커플티로~



직장이 사라지니 잔소리할 사람도 없다.

그 자유의 대가일까?

살이 무섭게 찌기 시작했다.

원래 62kg였던 체중계 숫자가 오늘 아침...

놀라지 마시라...

무려 2주만에 7kg 증량에 성공했다.!

(왜 눈에서 자꾸 땀이나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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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들어 냉수를 한 잔 들이켰다.

그러고는 엄마가 해주신 찜닭을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으면 0kcal라던 그 말, 누가 지어낸 걸까.?!

(누구냐 너?!!!!!!)

나는 그저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ㅠㅠ


마침 에세이 청탁도 들어온 터라, 오늘은 기필코 글을 쓰겠다는 다짐으로 도서관에 왔다.

KakaoTalk_Photo_2026-02-11-16-22-59.jpeg 얼른 칭찬해주세요~~~~ ㅎㅎㅎㅎ


집에서 2주 넘게 '전업 백수'로 지내며 느낀 점은 이렇다.

1. 나는 역시 '강제성'이 필요한 사람이다

ADHD 특성상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도파민을 쫓아 한없이 늘어지게 된다.

그리고 쉰다는 이유로 adhd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각성제를 먹으면 자연스레 입맛이 사라진다...

(사실 이 부분도 몸이 적응하니 입맛이 다시 살아났다. ㅠㅡㅠ)

그리하여 내 체중은 자연스레 아이스크림과 과자, 탄수화물을 쫒았다...


2. 이유 없는 눈치 보임

집에서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데 혼자 찔린다.

'이렇게 쉬어도 되나?', '집이 더러운데 청소라도 해야지' 하며 뭐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3. 10년 만에 되찾은 가족과의 시간

스무 살에 독립해 10년간 타지 생활을 하며 잊고 지냈던 가족의 온기.

나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누군가 나를 부른다.

덕분에 심심할 틈은 없다.

(가끔은 심심해지고 싶다...ㅎㅎ)


4. 부모님의 전용 AI가 되다

"이거 좀 해줘", "휴대폰이 이상하다."

환갑을 넘기며 노안이 오신 부모님께 스마트폰은 여전히 생소한 기계다.

부모님의 나이 듦이 눈에 보여 마음이 짠하다. ㅠㅠ

예전엔 가까이 살던 남동생 몫이었을 이 부탁들이 이제 오롯이 내 차례가 되었다.

그동안 못 챙겨드린 마음을 담아 싫은 내색 없이 '만능 해결사'가 되어드리려 한다.

음 하.하.하.!!!

(부모님 보고 계시죠? ㅎㅎ 항상 알러뷰 ~)


5. 하이라이트: '포커페이스' 유지하기

집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살기다.

너무 행복하거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면 곧장 잔소리 폭격이 날아올 수 있다.

적당히 힘없고 조용한 척,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평화로운 백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잔소리는 정말 듣기 싫으니까!

KakaoTalk_Photo_2026-02-11-16-33-06 002.jpeg 나는 먹고 싶지않다. 나는 먹고싶다. 나는 먹고싶지않다. 나는 사실 먹고싶다. ㅋㅋㅋㅋ



도서관 주변 공원을 돌며 이 시리즈의 방향성을 고민했다.

답은 언제나 같았다.

"가장 나답게."

'나'라는 사람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ADHD를 가진 사람이 세상 풍파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증명해 보려 한다. ^ㅡ^v


오늘은 일주일의 반인 수요일.

금요일을 기다리는 모든 직장인 분들 화이팅!

(물론 나는 매일이 금요일이지만. 메롱! >o<)

KakaoTalk_Photo_2026-02-11-16-29-51.jpeg 봉봉이의 아련만 눈빛... 다행히 딸기는 강아지 급여도 가능해서 같이 맛있게 먹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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