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06. 일기장 >
보름동안 3대 여자들의 해외여행기를
무사히 마치고 컴백홈 했더니
집은 난장판!!
남자 혼자 사는 꼴이 다 그렇지 하고 넘어가려 했다.
그 지옥의 주말이 오기 전까진~~
그날은 첫째 현장학습이 있던 날
9시까지 모임장소에 집겹하라 했는데
늦잠을 자 버리고 말았네.
푸파파는 둘째 데리고 10시까지
킨텍스 전시 보러 가기로 지인과 약속했다며
아침부터 서둘러 아이 둘 밥을 먹이고
외출상태로 만들어 놔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내 손은 4개가 아닌데
푸파파가 같이 손이 되어 주면 얼마나 좋나
밥도 내가 다 차려~
둘째 옷도 내가 다 세팅해 놔~
이 날따라 둘 다 머리를
이렇게 저렇게 묶어달라 성화!
나는 밥 먹는 애 머리 묶여 줘
밥 다 먹어가나 밥공기 쳐다봐
지각하면 어쩌나 하고 시계도 쳐다봐
눈을 연신 굴리느라
손 두 개 안구 두 개 둘 다 바쁜 상태
근데 푸파파는 앉아서 핸드폰 보며 밥 먹으면
내가 성질이 나! 안나!
그리고
지(?) 밥 먹고 땡!!
그 와중에
둘째는 밥도 다 안 먹고
돌아 다니는데
둘째 입에 한 입 더 먹이려고 하다가
사건이 발발!!
한입 더 먹이자마자
토하려는 둘째의 표정!
첫째한테 빨리 물 좀 줘했더니
첫째의 늦은 손길에 결국 둘째가 바닥에 토를 했다.
억눌렀던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빗장을 열고 빼꼼 탈출!!
아니~ 내가 나가? 자기가 약속 있다며!
둘째 데리고 나가야 한다며~~
애 밥을 빨리 먹여야 할 것 아냐!!
아!! 됐어 됐어~ 그냥 나가
빨리 (둘째) 외투나 챙기고 나가!
했는데
왜 안방으로 들어가
본인 외투를 입고 나오냐고
아침밥부터 외출 외투까지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는 푸신랑의 이기심에 질리고
내 안의 야수를 두 딸에게 들킬까 봐
셋 다 현관으로 몰아 버렸다.
다 쫓아버리고 여태 아침 한 술 뜨지 못 한
쭈마마는 쓰러질 듯 침대에 누웠다.
정말이지 한 달 온전히 애아빠가 아이들 케어를
혼자 다했으면 좋겠다.
아침 등원, 아침밥, 저녁밥, 잠자리 독서, 약, 양치까지
아!! 친정엄마 모시고 치앙마이 갔을 때 아이 둘을
푸파파에게 전담하고 갔어야 했는데
그럼 또 시어머님께 SOS 쳤겠지
아이고 내 팔자야~~
웃긴 건 둘째가 많이 큰 이 시점에서야
육아에 동참하게 된 푸파파
지금도 손이 가지만
사족보행을 하고 백치미 가득한 아가아가 시절에 비하면
여기는 천상계!!
전투시절 지나 휴전상태에 투입된 병사처럼
이제 살 만하니깐 집에 눌러앉는 건 뭔데?
그러다 결국 내 안의 헐크가 뛰쳐나와
폭주하기 시작한 날이 있었으니
그날도 아침부터 첫째 등교,
둘째 등원하느라 진이 빠진 날이었다.
진이 빠졌으면 쳐 자빠져 걍 자지
그날따라 나는 왜 갑자기 냉장고 청소를 하고 싶었을까
싹 묵은 먼지까지 닦아야 내 마음의 안정이 올 것 같아
그렇게 광나게 닦고 있는데
첫째 하교할 시간쯤에 비가 미친 듯이 왔다.
비 온다!! 첫째 우산을 가져갔나?
대꾸도 없이 오전 내내
핸드폰만 붙들고 있는 푸파파에게
결국 마그마를 분출했다.
아니~ 비가 온다는데 애가 걱정도 안 돼?
나 바쁜 거 안 보여?"
결국 냉장고 닦던 행주를 바닥에 냅다 던지고
우산을 가져가서 아이를 하교시켰다.
결론은 40대 가장이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생기는 일은
와이프가 밖에 나간다!!
그날 이후로 쭈마마의 역마살 제대로 낀
방탕한 루틴이 시작되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 월요일 다음 편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