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섬 체국 집배원이 전하는 편지
삼촌이 돌아 가셨다. 아직 그렇게 가실 연세가 아니라 마음 한구석 뭔가 휑하다. 3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이후 나의 가장 측근이 돌아가신 슬픔이 두 번째라 잠시 모든 것이 그때처럼 멈춰졌다. 20살일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 앞, 눈물을 흘리며 다짐한‘바르게 잘 살자. 어느 날 나도 죽어 아버지를 만나는 날 참 잘했다는 아버지의 칭찬 들을 수 있게 살자’흐르는 눈물만큼 가슴에 담았다.
50살이 된 삼촌의 죽음 앞에서는‘나와의 인연에 감사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십시오. 살아가는 동안 삼촌의 고마움 잊지 않겠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세월이 나를 다듬고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아버지 삼촌과 함께 살았던 그 섬으로 매일 누군가의 편지를 배달 간다.
누군가의 편지를 전해주는 나의 임무는 어느 날 끝날 것이다. 가장 중요한 나의 편지를 쓰기로 했다. 미쳐하지 못한 이야기, 마구 내뱉어 상처가 된 미안한 이야기, 용기 없어 하지 못한 이야기, 누군가의 이야기도 대신 전해 주기로 했다. 고향으로 돌아가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림을 그리리라고 출렁이는 파도에 소리 쳤다.
집배원이 된 이유 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그릴 것이다.
모든 것이 멈춰있다. 배움은 지불해야 되는 것이 많다. 만학도의 꿈을 실행으로 옮기고, 잠을 줄이고, 에너지 분배 능력까지 신경 써야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든 것이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 보람과 자존감은 아주 고공 행진을 할 것이다.
스스로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분명한 진리이다.
청춘일 때의 학습 능력과 분별력은 있지만 미쳐 따라 가지 못하는 내 청춘을 돌리고 싶은 것이 진심이다. 이 ‘때’의 시점도 엄청난 차이를 느낀다. 배움은 때가 없지만 때가있다.
긴 글도 짧은 글도 내 마음이 내 손길이 나의 울림에서 누군가의 울림으로 가기를 바래본다. 아버지, 삼촌께 자랑하고픈 나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