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집배원아저씨

7. 섬 체국 집배원이 전하는 편지

by 채원present



상하노대 섬으로 나이 많은 집배원아저씨가 가고 21살 풋풋한 집배원아저씨가 새로 왔다. 깔깔대며 풋풋한 핑크 미소를 연발하는 14살 꼬마숙녀들은 집배원아저씨 관심을 사려고 서로 경쟁들이다. 조선시대 궁중 간택 받는 규수들 같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 혼자 몰래 받은 편지한통은 철없는 작은 가슴을 부풀게 했다. 눈 떠는 하루가 신났고, 세상이 달라 보이는 달콤한 솜사탕을 먹는 것 같았다.

집배원아저씨는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나와 동생을 매일 기다렸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어주고 동생을 업어 꼬불꼬불 산길 넘어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월급날이면 먹고 싶은 과자를 잔득 사주고, 그렇게 나의 첫사랑이 시작 되었다.영원 할 것 같았던 첫사랑 집배원아저씨와의 달콤함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다음해 중학생이 되던 나에게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감동적인 편지를 건낸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매일 우체국 정복을 입고, 166번 우체국건물 창구에 서서 미소를 띄우 던 아저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루 이틀 그 다음해가 지나도록 서로의 소식을 전할 수 없었다.

궁금하고 애절함의 깊이가 없었는지? 철없는 나이 탓을 해야 맞는지? 미련을 꼭 껴안고 아버지를 따라 뭍으로 전학을 갔다.

전학 가는 전날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따뜻한 위로는 밤 세 모닥불을 피우게 했다.

꼬마야 꽃신신고~김창완의 유행가는 헤어진 첫사랑을 영영 못 본다는 슬픔의 전조곡이였다. 엉엉 울어대는 친구들 속에 따라 우는 내속마음이 친구들을 배신한 것은 아니었을까. 전 재산이라며 3천원을 호주머니에 넣어주시던 담임선생님의 마지막 따듯한 포옹도, 흔적 없이 사라진 첫사랑집배원 아저씨의 배신감에 비 할 수 없는 슬픈 나의 이별들이였다.

시간이 지나 국어 시간이 알려주기까지 간직하고픈 첫사랑의 마지막편지를 찢어버린 것은 분명한 배신이다. 그 다정한 목소리로,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설령 이것이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노라.

그날의 기억은 오늘 내가 갖지 못한 또 다른 행복이다. 유치환시 ‘행복’은 나의 첫사랑 집배원아저씨가 말없이 군대 떠나며 건 낸 이별의 편지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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