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온다기에 올라가 보았지
울산바위 쑥부쟁이 연보라 꽃잎
손가락 걸지 않아도
갈바람 앞세워 와 바르르 떠는가 보려고
설악산풍 거친 바람 밤새 날뛰며
먼지 낀 기억 하나까지 뿌옇게 뒤흔들고 지나간 아침
약속하지 않았어도 와 주는 것들을 찾으러
미안하다, 미안하다, 들꽃만큼도
마음을 다 하지 못한 것은 모두 내가 어긴 약속
후회의 발자국 꾹꾹 찍는 오르막길
무릎 아파 주저 앉아 거친 숨 고를 때
쑥부쟁이 이만치 바위 틈에서
나의 마음 호호 불어주며 내년에 또 오마 약속하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