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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하게 조도가 낮은 천장불을 툭 끄고
책상 위의 스탠드 불을 밝히면
스탠드가 비추는 반경 바깥은 까맣게 죽고
내 방 안, 동그란 불빛 속에 나만이 살아있다
무성히 얽히었다 아버지의 손길을 거쳐서
촘촘한 망사 주머니 속에 얌전히 담아졌을,
녹색으로 윤이 나는 로즈마리 줄기 두어 개에선
달큰하고도 상쾌한 향이 날아와 정신을 맑게한다
환한 조명 불빛 비치는 곳의 귀퉁이를
네모반듯 조심스럽게 잘라내서는
책상 위에 구김없이 잘 펴놓은 뒤에
어둠의 색을 빌어 그 위에 글씨를 새기자
우주가 별빛으로 그림을 그렸듯이
빛과 어둠으로 조화롭게 글을 써서
봉투 속에 고이 접어넣으리라
당신에게 내 마음이 닿을 수 있도록
영영 때가 묻거나 바래지 않을 글
어떤것도 더하거나 덜하지 않은 그것을
당신이 펼쳐보는 그 순간이 되면
부디, 샛별처럼 웃어보여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