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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를 살리는 어떤 말이 있다

by 아마토르

인생이 바뀔 법한 멋진 말을, 영화처럼 극적인 순간에 들은 적 있는가?

나는 아직 그런 경험은 없다. 내 인생의 방향을 점검하게 해 준 말은 주로 책에서 먼저 접한 말이었다. 짧았다. 유려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오다 주웠다' 같은 느낌이 드는 말이었다.

실제 누군가가 이 말을 해줬을 때 답답했던 숨통이 트였다. 그가 내 상황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평가받는다. 성과를 내야 하고, 비교당하고,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에 쫓긴다. 위로 대신 기대를 담은 말에는 거부감이 생긴다.

나는 특히 “그 정도면 돼”라는 말이 위안이 될 때가 많았다. 내가 완벽주의 성향도 있고, 어릴 적 많은 시간을 인정받지 못하고 살았기에 그랬다. ‘괜찮다’는 말은 정말 큰 위로였다. 내 처지에 대한 분석이나 조언보다 짧지만 진심인 말이 삶을 살리는 말이라고 믿는 이유다.



“힘내”보다 “힘들겠다.”
“잘될 거야”보다 “그럴 수도 있지.”
“넌 할 수 있어”보다 “당장 안 해도 돼. 지금도 괜찮아."

내게 주로 힘이 된 말은 이런 다정한 느낌이 수반되는 '괜찮다' 풍의 뉘앙스였다. 가끔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나는 지금도 그 말을 해준 사람을 기억한다.

사실 우리는 단순한 말에 더 감동받고 위로받는다. 그렇게 건넨 한마디는 누군가의 하루를 살릴 수도 있다. 특별히 머리나 속이 시끄러운 사람에게는 소박한 말이 더 깊이 박힐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다.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치 않다. 청자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말은 절대 튕겨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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