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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한 밍 Jun 07. 2024

뜻밖의 마주침

<회상>

  익일 출장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본가에 도착한 날. 아직까지 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본가 책장 속 클리어 파일을 열어본다. 팀원을 위한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눈에 띈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그 속엔 저마다의 각각 다른 글씨체가 나의 발견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사 학원을 다녔을 때,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강사님들의 나에 대한 짧은 메모. 3주라는 기간,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약 135시간을 함께 했던 강사님들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됐다.

  "큰 키", "섬세함",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분석력", "기억력이 우수", "목소리" 등 기분 좋은 단어와 그때의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감정이 이따금 나를 휘감아 돈다.

  그저 강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 하나로 등록했던 강사학원. 약 4여 년이 흐른 지금, 거의 잊힌 바와 다름없던 기억을 다시금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스피치, 에니어그램, 교류분석, PPT 제작 등 다양한 것들을 조금씩 맛보기 하던 중 나의 미션과 비전에 대해 적어보고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처음 질문을 마주했을 땐 마음속 공허함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막연함이 찾아왔으나... 그 공허함을 마주하며 이리저리 헤엄친 끝에 내가 강사학원에 오게 된 이유와 대학생 시절부터 꿈꿔왔던 것을 마주하게 됐고, 그러한 기억을 주어진 종이에 끄적끄적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쓰는 과정에서 어딘가 모르게 나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건 처음인 것 같아 쑥스럽기만 했던 시간.

  먼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나의 미션은 HRD 분야로의 진로였다. 전공을 과감히 버리고 기업교육으로서의 커리어를 쌓고 싶었던 때였을 성싶다. 그리고 이 미션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비록 교육을 직접 진행하진 않지만, 교육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이를 운영하는 데에 그 커리어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으니.

  이외에 30년 후엔 부인과 둘이 행복한 삶을 꿈꾼다는 것인데.. 이거.. 할 수 있겠지..? 음..


  이 와중에 나의 비전은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요즘은 '낭만'이라는 단어에 꽂혀, 즐거움 대신 낭만이란 단어로 포장하기 바쁜 나의 미션. 이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 가에 대해 상당히 신경 쓰던 시기였다. 그런 스스로가 좀 더 당당해지길 원했는지,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위하여 타인의 평가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다짐의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의 끄적임 이후, 줄곧 나의 꿈과 목표는 이때 당시의 끄적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내가 적은 나의 미션과 비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온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 순간 누군가 나에게 꿈을 물어온다면, 이 두 장의 종이 속 문장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이야기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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