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얼어붙은 한낮에도 애써 피어나는 꽃처럼
한겨울에도 피어나는 꽃을 보았다. 차가운 물감을 푼 듯한 겨울 하늘 아래였다. 맑고 차가운 북풍이 불기 전, 한낮의 햇살에 매달려 꽃은 피었다. 순간의 따뜻함에 고개를 내밀었던 어린 꽃, 가지 끝에 매달린 작은 노랑꽃의 이름은 무엇일까. 꽃은 다가올 봄을 기다릴지도 몰랐다. 혹은 지나간 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겨울의 정오, 꽃은 피어났고, 바람은 차가웠다. 살얼음 위로 햇살이 차갑게 내려앉은 날, 나는 낯선 길을 걷다 얼음의 압화가 되어 보관된 노랑을 만났다. 마치 지상에서 피어난 달처럼 시렸다.
강가의 꽃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바라만 볼 수 있는, 지나간 봄의 기억이었다. 얼어붙은 겨울꽃이 안타까워 꺾어 오면, 오히려 녹아내려 흐물어졌다. 꽃은 얼어붙어도 그 자리에 피어 있다. 기억은 마음속에 피어나 영원의 생명으로 살아 있다. 인연은 지나가도, 봄에 대한 응원의 말은 땅속에 씨앗이 되었다. 서리가 내린 손끝이 하얀 입김에 녹았다. 이제 추억은 영원한 봄의 한가운데에 있다.
꽃에는 지난 11월에 두고 온 나의 갈망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이제는 꽃의 기억이 된 마음은 더 이상 서투르지 않다. 하늘은 차갑고, 파랗고, 선명했다. 이제는 모호하지 않을 뜨거운 노랑의 꿈을 마주했다. 꽃 안에는 꺾이지 않은 여름이 있었다. 꽃은 한낮의 하늘 아래 지금 애써 피었으니까. 영하의 온도라도 괜찮다며, 지나가는 이를 위로했다.
‘너무 애쓰지 마요. 괜찮아요, 난. 이렇게 피었으니, 충분해요. 가엽다 여기지 말아요. 겨울에 피더라도 꽃은 그저 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