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안녕?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
너를 닮은 개나리빛 종이를
곱게 접어 한 자 한 자 적었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글씨로 가득 채운
종이배를 고이 물 위에 띄웠지.
내 마음을 물에 띄워
너에게 닿으면 좋으련만.
종이배는 물에 젖어
기억 안으로 빠져들었지.
살얼음 아래에 갇힌 순간
봄을 떠올렸어.
덕분이야.
마음속에서
미처 묻지 못한 질문을
종이에 적었어.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시간의 틈에 기대어
가지 못한 길을 떠올렸어.
아마도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을 거야.
하지만
꿈은 종이배와 함께 가라앉았어.
지나간 시절의 꿈도 잠들었지.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면,
봄이 올까 싶기도 해.
너는 내 마음에
꽃으로 피어 있어. 영원히.
묵묵히 하루하루를 함께 하며,
또 다른 길의 너와 있단다.
물속에 잠긴 글씨는 모호해졌고,
지나간 꿈을 더 이상 읽을 수 없었지.
물에 젖은 편지 위에 다시
내 안의 마음을 적었어.
종이비행기를
노란 은행나무 아래서 천천히 접었어.
파란 하늘을 향해 비행기를 날렸어.
이제 주소를 지운 채 여행을 떠날 거야.
저 하늘에 닿아 하얀 구름이 되어
나보다 멀리, 힘껏 날아갈 거야.
아, 봄을 향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너를 응원해.
가지 않은 길 위에서,
하늘 위의 꿈을 꾸는 너를 기억할게.
기억 속의 그 담 아래에 서서.
안녕, 또 만나.
과거의 나 자신에게,
그때는 할 수 없었던 말을 편지로 써보세요.
닿지 않아도, 그저 쓰기만 해도 괜찮아요.
이제 편지를 상자에 넣어두세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울지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