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자장가 (4)
내 팔은 거뭇한 상처투성이다
내 등은 할퀴어진 자국이 겹겹이다
내 뼈는 곧 휘어질듯 부스러져있다
나는 그저 고슴도치의 어미다
너를 가르치기 위한 흔적,
너랑 마주 놀기 위한 애씀의 마음,
그저 안아재운 노력이 몸에 새겨져 있는
나는 그저 고슴도치의 어미다
무구하기에 말 대신 가시같던 네 손가락
아픔을 향해 할퀴지 않음을 가르쳐줄 나의 손
우리의 손은 맞닿았지만 때로는 아프게 안을
나는 그저 고슴도치의 어미다
온몸으로 안아, 네 가시가 언어가 된다면
세상을 할퀴지도 맞지도 않을 네가 된다면
내 몸의 거뭇한 흔적은 그저 이정표이리라
나는 너를 안아줄, 그저 어머니니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삶은 고슴도치를 껴안는것과 같단 생각을 해봐요. 세상에 대한
감각의 어려움, 상호작용의 어려움은 때때로 부모에겐 가시와 같거든요. 의사소통이 어려울땐 많이 할퀴고 그랬어요.
그래도 아이는 자랍니다. 지금 아이가 얻은 고갯짓의 예/아니오의 소중함을 깊이 되새깁니다. 고슴도치 같은 내 새끼를 사랑하며 씁니다.
이어지는글
1. 하늘을 닮았다
2. 구름 너머 맑다
4. 네 가시까지도 안아줄게
5. 겨울열매를 위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