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기쉼 May 27. 2023

감정이 어때요?

초 이성적인 나와 깊은 감정의 골

감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해서 고장이 났어요.



초 이성적이라서, 감정적으로 슬픈 순간에도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이 나에 대한 진단이었다.




그래서 지금 감정이 어때요?라는 질문에, 나는 계속해서 '생각'을 대답했다. 나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오해 없이 잘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상담사는 그걸, 안타까워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감정과 생각은 늘 같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감정
생각



하지만 나는 감정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한다. 일부러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몰라서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을 떠올려도 감정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롯이 생각. 생각안에서 나는 자유롭다. 생각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인정된 감정만 나에게 허용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건 그저 감정에 대한 회피일 뿐. 나는 결국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 그래서 이따금씩 폭풍처럼 감정이 올라오곤 했다. 평소엔 감정을 억누르고 살다가, 이럴 때면 너무 괴로웠다. 겉으로는 이성적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자기 조절이 안돼서 몸부림쳤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게 너무 수치스러웠지만, 이제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






이 글은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는지, 고장 난 나를 어떻게 수용해주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고민이 거듭될수록, 나의 감정이 레벨 업되기를 바라며. 내가 감당해야 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아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