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는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문득 울적한 날이 있다.
괜히 아무 일도 없는데 세상에 나 혼자인 것만 같은 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이 날 감싸는 날.
오늘이 내게 그런 하루였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카페로 나섰다.
그래도 오늘은 명절이니까,
테이크 아웃 커피보다 그냥 카페 자리에 앉아서 멍을 때리다가
예쁜 사진도 혼자 찍어보고 기분을 내보기 위한 노력을 했다.
‘아 오늘 연재일이구나, 글도 써야 하는데..’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차분히 앉아 라떼를 마셨다.
음악도 없이 멍을 때리기도 했다.
내 마음의 폭풍이 가라앉길 기도했다.
그러다, 하나 둘 머리의 소음이 정리됐다.
내 머리를 감싸던 희뿌연 안개가 조금씩 사라져 간다.
문득 카페에 들어오는 해를 받으며 머릿속 안개가 걷어진 거에 난 새삼 감사했다.
특별한 걸 해야 행복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꼭 재미난 일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여겼던 나지만 그런 큰 도파민이 아니더라도 나른한 오후가 내게 행복일 수 있었다.
이런 생각마저도 너무 당연했다.
나른해진다는 것. 햇살을 받는다는 것.
다시 생각해 보면 그건 너무나 숨 쉬듯이 당연하다.
내가 매일 아침 루틴처럼 꼭 한 잔 마시는 라떼처럼.
아침에 일어나 졸린 눈을 뜨지도 않은 채 비타민을 먹을 수 있다는 그 당연함.
당연한 내 일상이 여전히 내 곁에 존재했다.
그것만으로 큰 위안이 된다. 그거 하나로도 살아간다 오늘도.
한참의 폭풍 후 이내 다시 글을 쓴다.
그러다 새해에 너에게서 받은 기쁜 문자 하나,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오늘도 꼭 행복해야 해요 “
이 말을 끝으로 그저 그런 10의 하루가
내게 100의 하루가 되었다.
다시금 느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
날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은 그 어떤 대단한 것이 아닌 작고 따뜻한 일상과, 그 안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안부의 말이라는 것을.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보았으면 한다.
쑥스럽더라도, 조금 낯간지럽다 해도, 다소 뜬금인가 싶기도 해도.
우리는 그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려고 이 거대한 우주 속 하필 지구에 온 것일지도.
당신이 용기 낸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단숨에 100의 하루로 바꿔버릴지도.
그러니까..
오늘도 행복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꼭 신나진 않더라도, 편안한 연휴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