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통해 내 결핍을 채우고자 했다.
사랑을 받고 싶은 결핍, 챙김 받고 싶었던 결핍,
날 예뻐해 주길 바랐던 결핍, 맛집을 이곳저곳 많이 데려가주길 바랐던 결핍.
각각을 채워주는 사람들과 즐겁고 애틋한 만남을 가져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 중 어느 것 하나 내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사랑이라면,
아니 그래야만 사랑이 가능했다.
그 모든 걸 부숴버리는 사랑이 왔을 때 난 놀라버렸다.
상대에게 아무것도 받지 못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
그저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그의 애정을 받으면서만이라도 옆에 있고 싶은 사랑이었다.
아주 사실, 그거로 충분하다.
그에겐 대단한 걸 바라지 않게 된다. 대단한 어떤 것은 사실 그와 함께인 순간만큼은 그것이 가장 소중하고 대단한 게 되어버린다.
그가 내 결핍을 부쉈고 그게 내 사랑의 기준을 넘어
그가 내 사랑이 되었다.
내가 다 주고만 싶다.
내가 받았던 걸 돌려주고 싶다. 밥은 잘 챙겼냐는 말을 듣기보단 내가 물어 봐 주고 싶고,
사랑의 속삭임을 받는 거도 좋지만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더 하고 싶다.
내가 한 사랑은 뭐였을지 의구심마저 들게 만드는 사람.
내 사랑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이다.
내 표현이 혹여나 이기심이 될까 봐 무섭고 미안한 사랑이다.
이 사랑이 끝날까 두렵다.
지난 사랑을 기어코 의심해 버리며 죄책감까지 들 어버린, 아주 위험하고도 아늑한 낙원에 빠져버린 것 같다.
난 이 사랑이 변할까 두렵다.
이 사랑이 변하지 않을까 봐도 두렵다.
오랫동안 간직할 마음인 것만 같아 두렵다 쓰지만,
내 마음은 그게 무척이나 달콤하다 말한다.
그 어떤 단맛보다 달콤한 향이 나는 사랑이다.
봄 꽃내음을 닮은 사람,
모든 것이 예쁘고, 애틋하고, 눈에 담아도 계속 담아야 할 것 같은 사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마음에도 봄을 만들어준 사람이다
난 이 마음에서 빠져나오기가 싫다고 했다가 이내 쉽지 않을 것이라 쓴다.
난 이 사랑을 편애하고 이 사랑을 두려워한다.
이 사랑은 두려운 낙원이다.
난 그를 사랑하고 그가 두렵다.
깨질 것 같은 이 마음에 안주함과 동시에 이 마음이 두렵다.
아 여기가 낙원이구나,
두려운 낙원에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