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생이 푸는 감정 기출문제집

비교 열등감 (출제율 95%)

by 정우다움


나는 수학자가 꿈이었다.


딱히 거창한 이유는 없다.

칠판 앞에서 문제를 마음껏 해석해 나가는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수학을 잘하진 않았지만,

문제를 응용하며 풀어가는 그 과정이 꼭

삶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군가 말했다.

“자신의 인생이 재미없으면,

남의 인생이나 평가하며 살게 된다.”


오늘 나는,

그 문장을 나의 방식으로 응용해 보기로 했다.

비교, 열등감, 돈에 대한 갈망,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이 모든 감정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나는 왜,

이런 감정 없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그토록 얽매여 있었을까?


그 뿌리는

어릴 적 쌓인 상처와

“나는 부족하다”는 오래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게다가 나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평범한 삶을 거부했지만,

정작 내 삶의 기준은 없었다.


남들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이 ‘있어 보이는 삶’을 사는 모습에

흔들리곤 했다.

쫓지 않는 척,

사실은 쫓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몰랐다.


내 인생이 재미가 없으니

남의 인생을 평가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진심이 빠진 자리엔

돈과 명예라는 외부 기준만이 남았고,

나는 그것만을 좇고 있었다.


친구들이 선수 생활을 계속하며

큰 돈을 벌고, 인정을 받을 때면

문득 멈춰서서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출렁인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멀미가 나는 것 같다.


열심히 산다고 해도,

이런 감정에 쫓기듯 살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성공한다 해도,

또다시 더 큰 성공을 원하게 될 것이다.

두려움은 끝없이 이어질 테니까.


문제의 ‘근본’을 보지 못하면,

결과는 아무리 바뀌어도

삶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돈과 명예는 부산물일 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받아들임’의 상태야말로

삶의 진정한 가치라고

호킨스 박사님은 말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마음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이것은 나 자체가 아니라,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라는 걸

직면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 마음의 자리 한켠을

그 감정들에게 내어준다.

잠시 쉬어가도 좋다고.


초월이란,

무언가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


그제서야

마음 한구석에 숨어 있던 사랑이

조용히 눈을 뜬다.


사랑은 애써 만들어내야 할 게 아니라

원래부터 거기 있었던 것.

그걸 가로막고 있던 감정들을

하나씩 인정해줄 때,

사랑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바라본다.

그리고 조용히,

우리 마음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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