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관심이 낯설었던 이유
저 여자한테 잘 보이고 싶었다.
내 몸을 보고 모두가 감탄했으면 좋겠고,
사람들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이건 분명히 조건부 사랑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나처럼 어릴 적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마음 속의 결핍.
부모님의 불화 속에서 자란 아이는
끊임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 불안을 감당하기 위해
어린 나는 스스로에게 조건을 걸기 시작했다.
“엄마가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건,
내가 아직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일 거야.”
“시험에서 100점을 맞아야 사랑받을 수 있어.”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는 사랑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 애쓰고,
몸이 상할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 되려 한다.
그러나 그 끝은 늘 같았다.
허탈함, 공허함, 그리고 이질감.
‘내가 희생해야만,
내가 더 노력해야만 이어지는 관계라면…
그건 정말 내가 원하는 관계일까?’
얼마 전, 한 사람이 나에게 아주 조심스럽고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무슨 일을 겪었는지, 어떤 감정을 품고 살아왔는지…
그 사람은 정말로 ‘나’를 알고 싶어 했다.
처음엔 낯설었다.
익숙하지 않은 그 감정.
그래서 말했다.
“나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럼… 많이 외로웠겠다.”
맞는 말이었다.
너무 자주 느껴온 감정이라
이젠 놀랍지도,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저 마음 한구석이 살짝 찡그릴 뿐.
그래서 문득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정말,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할 사람일까?’
‘돈을 벌지 못하면, 가진 게 없으면,
사랑받을 자격도 사라지는 걸까?’
…아니었다.
나는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멋져 보이지 않아도,
가진 것이 없어도,
조금 부족해도,
그 모든 것을 덮고도 남을 만큼,
존재 자체로 빛나고 소중한 사람이었다.
진짜 사랑은
‘조건’을 걸지 않는다.
‘잘하는 나’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환영한다.
이제는 나부터
그렇게 나를 안아주기로 했다.
“그냥 너 자체로 충분해.”
사랑의 조건이라는 쇠사슬이 깨지고 나서야,
내 삶은 새롭게 쓰여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