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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D Apr 29. 2023

아직 이름 못 정한 독서모임 첫 번째 만남

자유주제 독서모임



드디어 독서모임 첫날이다!



일찍 가서 좋은 자리 찾아놓으려고 했는데 살짝 늦었다. 정신없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흐엉 손바닥도 무릎도 다 까지고 ㅠㅠㅠㅠ 팔꿈치도 너무 아팠다.



친구가 가져온 몰디브 기념품 넘 기여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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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독서모임을 기념하여 몰디브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아리가 귀여운 책갈피를 선물해 줬다. 나는 팔딱이는 물고기를 골랐다. 책갈피는 다다익선~~ 이미 여러 개 있어도 계속 더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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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예상대로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었다. 두근두근*.*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아리는 지리교육을 전공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는 기아 문제의 원인을 다룬 책으로 중 3 사회 교과서에 추천도서로 실려있는 책이다. 보통 기아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구조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지리학을 배울 때 인구학도 같이 배우는데 토마스 멜서스의 인구학을 주류의 이론으로 배운다고 한다. 식량은 산술적으로 증가하는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기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론. 멜서스에 따르면 인구의 증가는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아 문제가 구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구에 있는 식량은 적정 인구만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량을 얻지 못해서 도태되는 인간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견해.



그러나 장 지글러는 인구가 65억 명이었던 1980년대에 이미 120억 명을 감당할 수 있는 식량이 있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아 문제가 구조적이라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지에도 방문하고 있지만 기아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고 사람들이 실상을 너무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비주류의 시선으로 주류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이며 번역의 퀄리티도 훌륭하다. 문답식 구성에 챕터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구성되어 있으며 논리적이고 개연성이 있어 인과관계도 명확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런 엉터리 개념을 사용한 건 누구였나요?




아리가 뽑은 인상적인 문장


자신이 공부할 때만 해도 멜서스의 인구학이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식량 이슈를 넘어서 정치, 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프닝 건너뛰기


은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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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는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로 은모든 작가님을 만났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작가 사인본을 득템 해서 읽었는데 책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오프닝 건너뛰기>도 읽어보았다.



요즈음 사람들은 긴 글, 긴 문장을 읽기 싫어하고 어려워한다. 그래서 책들이 전반적으로 가벼워졌다고 생각하는데 <오프닝 건너뛰기> 역시 그런 책이었다. 사람들이 쉬운 내용만 찾다 보니 요즘 나오는 책들이 비슷한 경향이라 다 읽었는데도 무언가 남지 않고 휘발되었다. 가볍게 읽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나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은모든 작가님의 책 2권 모두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주된 소재인데 “인연을 소중히 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책이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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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챔은 내면 탐구에 대한 책을 읽었다. 부모님도 양육과정도 압박적이지 않은 환경이어서 스스로가 느끼는 불안의 원인은 무엇인가가 궁금했다. 저자인 허지원 교수는 고려대학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석사)를 서울대학교에서는 뇌인지과학(박사)을 전공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는 뇌과학 연구 성과와 임상심리학 상담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다. 그런데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를 읽으며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았다. 불안이 궁금해서 이 책을 골랐는데 불안보다는 우울이나 자존감에 관한 비중이 높아서 챔챔한테 크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위로가 되는 부분이나 인상적인 구절들이 있어서 좋았다.




직장에서 꼭 자아실현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번 돈으로 자아실현을 하면 된다.



챔챔이 뽑은 인상적인 문장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마음 한 켠에 속상함과 아쉬움이 남아있었는데 이 문장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했다.



또한 불안정 애착으로 자라나도 성인기에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면 획득한 안정형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하루 30분, PREP(프렙)으로
완성하는 초등 글쓰기


이정균, 강경순, 정인순, 오윤순, 김유라 공저




브랜딩 블로그,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관심을 가질수록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장황하게 늘어놓는 글 말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을 잘 쓰려면 글의 구조를 파악해야 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오레오(O-R-E-O)와 프렙(P-R-E-P) 모델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름과 명칭만 다를 뿐 큰 틀은 똑같은 두 모델.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이 이 책이라 <하루 30분, 프렙으로 완성하는 초등 글쓰기>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초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 다 읽었지만 취사선택하기로 했다.



주장-근거-증명(사례)-재주장으로 글을 쓰는 프렙 구조는 논리력을 갖추게 되고 전달력이 높다. 초반에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쉽게 이탈해 버리는 독자들에게 내 글을 읽게 할 수 있는 유용한 전략이다.



초등 글쓰기를 타깃으로 한 책답게 예시도, 샘플도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프렙에 대해 처음 아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단계별 프렙 작성법을 쉽게 설명하여 나 역시도 머릿속으로 글을 써볼 수 있었다.



조금 더 일반적인 프렙 글쓰기에 관한 책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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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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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한 친구들 모두 오늘 독서모임에 아주 만족했다. 다들 평소 관심 갖지 않던 다른 분야의 책을 친구에게서 소개받으니 더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너무 바빠서 이번 달에는 책을 한 권 밖에 못 읽었는데 얼른 집에 가서 독서모임 후기를 쓰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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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공유했던 이야기를 꼭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의지




기록하겠다는 일념 하게 친구들의 말을 받아 적으면서 참여했다. 친구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누니 지적허영심이 차오르는 기분~~ 무엇보다 지난달에 하고 싶다고 생각한 독서모임 운영을 곧바로 시작하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뿌듯한 시간이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책을 소개해준 아리가 독서모임에서 나눌 이야기를 많이 준비해 와서 고마웠다. 다음엔 나도 아리처럼 미리 메모하고 정리해 와야지! 책을 읽으면서 한 이야기가 여러 분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달부터는 책 빙고를 완성하기로 했고 읽을 테마도 정했다. 집단 지성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독서모임의 모습이 더욱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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