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 D May 09. 2023

사소하지만 굉장해 !






머리 하셨죠~?
잘 어울려요!





직장 동료가 머리를 하고 온 날, 마주치자마자 달라진 헤어스타일이 바로 보였다. 바뀐 머리가 잘 어울려서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렇다. 나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변화를 잘 관찰한다. 헤어 스타일의 변화, 새로 산 옷이나 가방 같은 것들을 알아보고 상대방에게 말을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나한테는 관심의 표현이다.





사실 관찰하려고 유심히 본다기보다는 그런 변화들이 내 눈에 잘 띈다. 덧붙여 사람들의 표정이나 상태도 잘 보인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 좋은 소식이 있는데 누군가 물어봐주기를 기다리는 사람, 곤란하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한 사람 등.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사람들을 돕는다.




관심이 집중되서 불편해 보이는 사람을 위해서는 대화의 주제를 바꿔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유도한다.


또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낯을 가리는 사람에게는 적절한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을 위해서 창문을 슬쩍 열어준 적도 있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은근슬쩍 건넨 적도 있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이 나처럼 눈치도 빠르고 섬세한 줄 알았다. 그래서 나의 변화나 상태를 잘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다. 나에게 그만큼의 애정과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우연히 이런 주제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변화를 잘 모르는 것이 아닌가! 정말 너무 깜짝 놀라고 신기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구나. 잘 안보이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깨달음.




나는 나의 이런 세심한 관찰력을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사소하지만 굉장한 능력. 우스꽝스럽지만 이렇게 생각하니까 영화 속 히어로가 된 것처럼 재미있고 신났다.



나의 작은 관심이 온 세상을 구할 정도로 거창하지는 않지만, 한 사람 정도는 구할 수 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지극히 주관적인 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