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독서모임 주제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김에 유의미한 활동을 해보고자 시작한 우리의 독서모임
아직 이름은 없지만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벌써 3번째 독서모임이라니~~
참여하는 사람은 민디, 아리, 사루, 지니, 챔챔 총 5명!
지니가 새롭게 합류하고 처음하는 독서모임이었다.
2022년에 사놓고
읽지 않은 책
역시 이번 주제도 쉽지가 않았다. 왜 그 책을 읽지 않았겠느냐..! 를 몸소 체험해보는 한 달이었다.
당연히 손이 안갔으니까 그랬겠지. 그래도 책을 읽는 목적을 순전히 유희에만 두지 않기로 했으니 나에게는 필요한 시간이다.
5, 6월에는 한강공원에 가줘야한다는 뜻이 맞은 우리는 야외 독서모임을 열게 되었다.
책을 읽지 못했다는 챔챔도 시간 맞춰 나와줘서 고마웠던 이번 모임!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김혜령
아리가 작년 2월에 일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때 사두었던 책이다. 이 책이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 읽으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ㅠㅠ <일단 쓰기로 했습니다>가 마무리되면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를 쓰고 싶은데 자꾸만 미루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학부 때는 철학을 전공했고 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심리학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리지만 읽어보니 생각외로 정말 좋았다고 했다. 첫 문장부터 빠져들었다고.
요즘 사람들이 1. 주의산만 2. 불안 3. 부정적인 마음 때문에 괴로워하는데 사실 이것은 예전 인간의 생존에 필요했던 능력이다. 이런 능력이 현대사회에는 필요하지 않은 것일 뿐. 이 3가지를 힘들지 않게 끌고 가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음챙김!!!
그리고 아리가 또 인상깊게 봤던 부분은 이 갈망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즐거움을 위해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는데 이걸 갈망하는 것 자체가 늘 괴로운 일이다. 새로운 것이다 좋은 느낌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내 마음이 편안한 상태, 즉 ‘본연의 나’ 가 행복한 상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극과 감정 사이에 공감을 두어야 한다. 이 공간에서 충분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나 역시 굉장히 인상깊게 들었던 부분이었다. 외부의 자극을 바로 감정으로 느끼지 말자. 내가 감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감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도 나다.
어른의 어휘력
유선경
뒤늦게 합류했던 지니는 작년에 사뒀던 책이 없다면서 이 책을 읽겠다고 했다. 방송작가 출신의 저자가 어휘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책인데 에세이라기보다는 인문학 서적같은 느낌이다.
어휘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그런 방법은 나오지 않지만 어른스러운 어휘력을 갖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지니는 우아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내가 쓰는 말이 곧 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에 엄청 끌렸다!)
1. 어휘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 2. 필수조건 3. 방법 4. 즐거움
이렇게 4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지니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첫 번째 어휘력이 중요한 이유였다. 말하고 싶은 것이나 글을 쓰기 위해 어휘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히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명확해진다는 것. 그리고 생활의 전반적인 문제를 어휘력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사람마다 다른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고 사용하는 낱말이 다른데 그 간극이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 판단하는 어휘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어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생각에 대한 이야기라 지니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지니가 직장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났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사람의 생활환경 및 쓰는 낱말이 자신과 너무 다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성숙한 어른이 된 것 아닐까.
+ 지니가 알라딘에 이 책을 판다고 하길래 냉큼 사왔다. 나도 읽고 있는 중인데 너무 마음에 들어!!
개구리
모옌
사루의 어머님은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우리의 독서모임도 오래오래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머님의 추천으로 무려 2019년에 주문해두었던 책이다. <개구리>는 중국 작가가 쓴 책이며 1950, 1960년대부터 2000년대를 어우르는 한 편의 대하드라마다. 저자인 모옌의 실제 고모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은 50대 남자인데 주인공의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다. 시골에서 병원을 운영했고 실력이 좋아서 인정받던 산부인과 의사였던 고모는 1970년대 산아제한의 책임자가 되었다. 정책의 책임자가 되어서 정관수술도 하고 낙태수술도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망한 여성들이 아주 많았다. 고모는 인심을 많이 잃었지만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살았다. 그러다 은퇴 후에 정신적인 문제(환각 등)에 시달린다.
주인공의 첫째부인은 고모에게 낙태수술을 받다가 죽는다. 두번째 부인은 고모 병원의 조수로 일을 하는데 아이를 갖고 싶지만 가질 수가 없어 대리모를 고용한다.
이 책의 제목이 <개구리>인 이유는 중국어로 개구리도 ‘와’ 이고 아이들도 ‘와’ 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황소개구리 사육장이 굉장히 많은데 사실 알고 보면 이 곳이 대리모 알선업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대리모가 불법인데도 말이다. 다들 너무 깜짝 놀랐다.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라에서 대리모가 횡행한다니.
이 책은 중국의 전반적인 근대사(문화대혁명, 산아제한 등)를 다 담고 있다. 그러나 체제 비판적인 내용이 많지는 않고 모옌이 친정부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니말처럼 이런 책을 썼다는 것 자체로도 어느 정도 비판의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흡인력이 있어 쭉쭉 잘 읽힌다고 했다. 중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리가 이 책에 엄청 관심을 보였다!
사루가 꺼낸 대리모와 관련해서 우리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리모가 합법인 미국 이야기도 했고 이걸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무거운 주제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역행자
자청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얼마 전에는 확장판까지 나온 <역행자>.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 다들 하도 인상깊게 읽었다, 2-3번 읽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는 아직 자의식이 해체되지 않았는지 그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흙수저 오타쿠에서 일하지 않아도 월 1억씩 버는 사업가가 된 저자의 인생 공략 스토리를 담았다. 프롤로그 및 저자가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된 과정으로 책이 시작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쉽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다. 예전에 잘 팔리는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스토리텔링이라고 들었는데 그것에 아주 충실하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순리대로 살지 않고 역행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을 7단계로 나누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단계는 1단계 자의식 해체와 정체성 만들기였다.
자의식 해체는 멋있거나 부러운 사람을 봤을 때 그걸 부정하거나 깎아내리지 말고 배울 점을 찾아보자는 내용이다. 자의식 발동으로 더 발전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사례로 설명해서 잘 이해가 되었다.
정체성을 만드는 것으로 내 삶을 좀 더 주체적이고 성공적인 삶으로 이끌 수 있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 재미있게 한 적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동력을 잃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가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정체성 없이 살면 삶이 무료하고 지루하다. 왜 사냐건 웃지요~~ 처럼. 퇴근하고 피곤한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글을 쓰고 독서 모임을 한 것도 기록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건 내가 나의 정체성을 글을 쓰는 사람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을 내 느낌을 글로 써서 가까운 사람을 포함하여 멀리 있는 사람과도 닿고 싶다.
덧붙여 이 책에 나온 의사결정력에 대한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의사결정력을 높여서 좋은 판단을 계속 반복하면 그것도 복리로 쌓여서 더 나은 인생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매번 갈팡질팡 고민하고 잘 선택하지 못했다며 괴로워하는 일이 많은 편이라 더 와닿았다. 책을 읽어서 뇌를 최적화하자.
실패를 해야만 레벌업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독서모임 기록용 다이어리도 하나 만들었다. 고등학생 때 만나 30대가 되어 각자 하는 일이 다 다른 우리가 어떤 책을 고르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독서모임에 참여해보고 싶은 분들께도 우리의 기록이 발자국을 내딛는데 도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