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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콩 Apr 06. 2024

좋지 못한 성깔머리

개학 후 3월, 4월은 정말 정말 바쁘다. 

다른 회사들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학교는 3월에 대략적인 1년의 계획이 나와야 한다. 각 부서에서 미친 듯이 1년 동안의 계획들을 만들어 올리고, 자신의 과목 수업준비를 해야 하며, 조금은 더 커버린 학생들을 만나 변화한 모습에 적응도 해야 한다.


담임이라면 각 반의 아이들과 라포도 형성해야 하고, 학생들의 생활환경에 대한 파악도 대략 끝나야 한다. 학생들과의 상담을 바탕으로 학부모 상담이 이루어지며 가정에서 학생들의 모습 또한 파악이 되는 시기이다. 수업에 들어가면 알게 모르게 교실에서 기싸움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듣기만 해도 피곤하지만 이런 일들이 끝나갈 때쯤 다시 또 몰아치는 시험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쉴 수 없다는 압박을 준다. 첫 시험이 끝날 때쯤이 5월. 그래서 이때 다들 많이 아프다. 모두 3월부터 이어진 긴장이 풀리며 쌓여있던 피로가 나오는 시기다.  





3월. 해가 떠 있을 때 퇴근 한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에서의 삶이란.... 햇빛을 포기해야 하는 것.

벌써 많이 사용해 버린 손목이 시큰거려 파스로 겨우 버티고 있다.



미친 듯이 바쁜 삶을 살던 3월 중순쯤 삐딱한 생각이 든다.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더욱 심해진다.

또또. 시작이다.


문득, 잠시 쉬고 있었던 작사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없어서, 상황이 어려워서 직강 학원은 생각도 못했고 혼자 끄적였던 작사공부. 

그걸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나 열심히 쓰지. 또 다른 일을 벌이려는 나를 보며 더러운 성깔머리를 탓한다.

그렇게 알아보게 된 온라인 작사학원. 생각보다 비싸다. 스트레스로 인한 충동구매!!! 

등록해 놓으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듣게 된 수업은 내가 끄적이던 작사와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일상에 치여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것인 취미들.

직장인의 일상과 취미의 아슬한 경계. 그 어딘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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