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별게 없었다.
그냥 노래가 좋았고 글 쓰는 게 좋았는데 그 두 가지를 합친 일이었고, 가사가 시와 비슷한 점도 좋았다.
취미가 나중에 그럴듯한 일이 되는 것을 상상하면 뭔가 뿌듯했다.
그런데 작사가가 되는 법은 너무 어렵다. 작사에 관심이 있다면 독학으로 작사가가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학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연습을 하고 실력이 좋아도 가수의 데모곡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이유이다. 하늘에서 주어준 재능으로 가뭄에 콩 나듯 열리는 공모전에 입상하는 방법으로 작사가가 될 수는 있지만 나는 그런 재능은 없다.
소설 작가처럼 끗발 나게 재미있는 글을 써서 꾸준히 올리면 독자가 생기고 출판사에 알려지고 데뷔하는 이런 루트와는 다른 점이다. 작사가로 가장 중요한 건 노래에 어울리는 가사를 쓰는 것인데 노래를 받을 수 없으니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생이 너무 바빴다. 서울에 가서 학원을 다녀보고 싶었는데 시간과 거리가 너무 길다.
지방에는 작사학원이 왜 없는지. 다행하게도 학원 중 온라인으로 중간 단계를 수강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렇게 막연히 언젠가는 다녀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홧김에 덜컥 등록을 해버린 것이다.
최근에는 매일이 야근에 주말에도 출근이니 일에 치여서 그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었다. 스멀스멀 더러운 성질머리가 올라온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못하게 다른 쪽으로 환기를 시키자!! 이번에는 작사다!!
취미생활은 성과를 내야 하는 일과는 다르게 그저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이 뿌듯함을 준다. 추가로 잘 모르는 노래를 들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해서 좋다. 1주 차 중 새벽 3시 30분에 눈이 떠졌던 날. 1주 차 과제인 정국의 yes or no를 들으며 음절을 정리한다. 와... 정말 진짜 어렵다. 영어 가사가 너무 많고, 빠르다. 머리를 싸매고 노래를 반복해 듣고 입으로 소리 내며 적어본다. 물론 틀린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얼추 느낌이 온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팬이지만 새벽에 과제를 하며 헛웃음과 욕이 나온다.
"와... 씨... 야 지금 뭐라는 거야..."
"아뉘!!! 이렇게 빨라도 된다고??"
"뭐!!!??? 뭐라노... @#%!&^^&"
"와... 담배피는 이유를 알겠노..."
영어로 들리는 것을 바로 한글로 쓰지 못하는 나를 보며 마음이 갑갑하고 답답해져 온다. 뭔가 꽉 막힌 기분이다. 비흡연자이지만 흡연을 하는 이유를 알겠다. 그렇게 출근 전까지 고민에 고민을 하며 써 내려간 한글 발음은 그래도 나름 정확했다. 그냥 보면 웃긴 이 글자들을 바탕으로 나중에 그럴듯한 가사로 바뀐다. 물론 한 가지도 쉬운 구석이 없지만.
노래를 듣고 벌스와 프리코러스 코러스를 나누는 것도 어렵다. 이론이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감으로 대략적인 부분을 찾아 나눠야 하는데 내가 나눈 게 정확한지 자신이 없다. 그래도 이 곡은 비교적 나누기 쉬운 곡이라 벌스, 프리코러스, 코러스, 브릿지를 찾기는 쉬웠다.
첫 주니까!! 처음 배우는 거니까!! 애써 마음에 위안을 삼는다.
정국-yes or no
[verse1]
디세인트 나러 럽송베비
이스마 웨업 푸리 필리삿
얼더 트레픽 인마헐곤 크레지
암거너 져서 헐라인나
[pre chorus1]
앤데핏 베럴투 베온낫 대나 더블단
앤데핏 애너핀 배런더 풋더 커벌삿
앤데핏 롱아졋 버리마 햇디 언더란
라가라노우
[chorus1]
아유필린더릿
입수, 대나띤킨노왓 고인온
다위 폴린인럽
세이 yes or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