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소리 잘하는 법

by 무어

직장생활, 가정생활, 친구관계를 포함해 모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한 번에 오케이를 받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하다못해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도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잔소리를 듣게 된다.

내 나이 40을 훌쩍 넘겼지만, 아버지는 내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못마땅해하신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부족한 자식이 하는 모든 일이 맘에 안 들었을 텐데, 성인이 되어서도 그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무얼 하든 못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대하신다.


직장에서도 비슷하다.

신입사원 때부터 봐왔던 상사나 부장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내가 뽑은 자식 같은 직원이라는 애착을 갖고 교육을 시키지만 결국 신입사원의 무지를 낱낱이 파악하게 된다.

이런 애송이가 언제 커서 1인분의 몫을 할까 싶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그러면서 신입은 실수를 하게 되고 사고도 치게 된다. 그럴수록 이해하고 기회를 주기보다는 쉬운 일이나 단순노동 등 겉도는 일만 시키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도 조금씩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직원도 있을 수 있다. 또 타고난 센스와 눈치로 상사의 비유를 잘 맞추는 직원도 있을 수 있겠다. 직장생활도 인간이 하는 것이다 보니 일을 못해도 나에게 살갑게 대하고 먼저 다가와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게 되면, 상사에게 인간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흔히 뒤담화의 대상이 되는 유형의 이런 사람들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이지만 열 명 중에 두어 명 정도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은 묵묵할 뿐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발전한다. 그 발전의 폭이 각자 다를 뿐이다. 위에서 보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한 뼘씩 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옆에서 같이 생활하면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위에서 보면 보인다.

기회를 주자.

아무리 잘난 놈도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놈은 없다.

누군가에게 배웠을 것이고 수많은 실수를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받았을 것이다.

후배들을 첫인상의 편견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회를 주고 발전 가능성을 믿어보자.

지금 당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속으로라도 욕하지 말자. 얼굴에 다 보인다.

어차피 부정적 피드백은 상대방의 발전에 별 영향을 줄 수 없다.


부정적 피드백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곤 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동료평가로 선택하는 회사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당연하겠지만 자신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한 사람과는 다음 과제를 함께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부정적 피드백은 관계 자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게 만든다.


인간은 자존감의 동물이다. 자존감이 없는 인간은 인간성을 잃어버린다.

부정적 피드백은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그래서 자존감이 모두 사라지게 되면 무기력과 비아냥, 패배감만 남는다. 성공경험이 없기에 성취감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겐 ‘도전’이 사라진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 보면 ‘윗사람’의 입장에서 부정적 피드백을 안 할 수 없다.

꼭 해야 할 피드백이 있다면 공격성은 없애고 공감을 키우고 현상에 국한해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너는 어느 학교 나왔냐? 이런 식으로 해서 월급 받겠어? 아이큐가 몇이냐? 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입사를 했어? 답답하네]

일을 잘하는 똑똑한 상사들일수록 이런 생각을 속으로 많이 할 것이다. 간혹 입 밖으로 내뱉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라, 상대가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기만 해도 표정과 눈빛, 몸 전체의 아우라에서 읽을 수 있다.

이런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방법은 단 1%만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사람들에게 낙담과 좌절감을 주고 방어감을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세대에게는 더더욱 통하지 않는다.


공격 대신 필요한 것은 공감.

[그 일 정말 하기 힘들죠. 저도 그랬어요. 이 부분에서 많이들 하는 실수입니다. 쉽지 않았을 거예요. 고생 많았어요.]

공감의 힘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쉽게 마음을 열고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순간적으로 화가 치미는데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상사나 선배라면 나이만 많은 게 아니다. 월급도 많지 않은가, 돈 더 받으면 그런 노력쯤은 해도 괜찮지 않을까...

화를 삭이고, 일어난 일, ‘팩트’에만 집중해도 공감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직면이다.

상사랍시고 두루뭉술하게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느낌이 아닌데… 톤 앤 매너가 맞지 않아. 디벨롭이 필요할 거 같아. 잘 모르겠는데 이건 아닌 거 같아]

상사가 신이 아닌 이상 본인도 모르는 게 있을 수 있다. (제발 부탁인데 모르면 피드백을 하지 말고 자리에서 물러나주라) 하지만 피드백을 해주는 입장에서 이런 식의 대화는 본인의 수준만 드러내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감추기 위해 윽박지르고 공격성을 보이는 거라면 불쌍하기까지 하다. 언젠가는 그 실력이 드러나고 말 텐데, 후배들에게 얼마나 쪽팔릴까…

아무튼 선배와 상사가 실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피드백은 팩트에 기반해서 감정을 빼고 해야 한다.

놓친 부분을 스스로 점검하고 바라볼 수 있게 방향을 잡아주고 인사이트를 줘야 한다.

[다른 각도에서 같이 한번 볼까요. 이 부분은 내가 이런 자료를 알고 있는데 한번 참고해서 반영해 봐요]

대체로 승진을 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못 보던 것들이 보인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접하는 정보의 양도 더 많다. 그래서 상사나 선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일부분 공유해 줄 필요도 있다.


피드백의 성패는 결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둘 사이의 관계이다.

관심을 갖되 나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한발 떨어져서 관계를 맺을 때 싫은 소리도 고맙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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