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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26. 2024

볼거리 가득한 고도(古都), 교토(京都)를 둘러봅시다.

 Chapter 8. 집어먹기 힘들 만큼 예쁜 쵸콜렛 "BEL AMER"

쵸콜렛. 어찌 보면 세상에 많고 많은 먹거리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쩌면 쵸콜렛처럼 가격의 편차가 큰 먹거리도 별로 없는 듯하다. 예컨대 고디바(Godiva)만 해도 그 가격이 일반 쵸콜렛의 수배에 이르고, 스위스 수제 쵸콜렛인 래더라흐(Läderrach)는 이른바 한우와 비견될 정도일 만큼 비싸서 한우쵸콜렛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랑스 왕실에 납품되었던 '드보브 앤 갈레(Debauve & Gallais)'의 경우는 나 같은 사람은 사실상 손에 잡아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천문학적으로!! 비싸다.


갑자기 웬 비싼 쵸콜렛 타령이냐 싶겠다만, 그건 이번 포스팅이 일본 사람들이 세계의 쵸콜렛과 겨뤄보겠다고 마치 수공예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정성을 들여 만든 "벨 아메르(BEL AMER)"라는 쵸콜렛 전문브랜드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BEL AMER가 많이 생소하다면, 아래 사진 속의 홈피를 찾아가 보는 것도 괜찮다.


BEL AMER는 주로 일본의 고급 쇼핑몰에 입점하고 있는데, 특이하게 교토의 경우는 BEL AMER의 로드 샾을 갖고 있다. 그것도 2개씩이나 말이다. 즉, 교토 중심부인 산조 도오리에 먼저 로드 샾이 오픈됐고, 이어 제2호점을 긴카쿠지(銀閣寺) 가는 길목에 오픈했다. 아마도 교토 북동부를 찾는 관광객들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긴카쿠지를 방문하는 것이 이곳에 2호점이 들어선 이유가 될 것이다. 나 또한 에이칸도(영관당, 永觀堂)를 거쳐 '철학의 길'을 걸어서 긴카쿠지로 가는 루트를 택하여 걷다가 자연스레 이곳을 보게 된 것이고.

교통편에 대한 설명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예컨대 JR교토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은각사 앞에서 내려서, 걸어서 3분. 마디로 복잡하다.

내가 BEL  AMER라는 브랜드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은 긴카쿠지로 가는 골목길에 세워져 있는 이 입간판에서였다. 그래, 고백하건대 난 이 입간판과 마주칠 때까지 BEL  AMER라는 브랜드를 결단코 알지 못하였다.

위 사진 속의 입간판과 마주치고 나서야 비로소 벽면에 쓰여있는 이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나서 몇 걸음을 더 걸으니 비로소 전체 매장의 모습이 들어왔다. 오른쪽의 담 때문에 매장이 시원스럽게 안 보여 조금은 답답했는데, 이렇게 담을 쌓아 놓은 이유는 뒤에서 보듯이 아주 자그마하기는 하지만 정원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던 것이라고  사료된다. 

BEL AMER  긴카쿠지 점(店)은 쵸콜렛만 파는 것이 아니라 쵸콜렛 음료와 차를 함께 판다. 쉽게 말하자면 쵸콜렛 카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쵸코렛을 구입한 다음 사진 속의 테이블에 앉아서 그를 맛볼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저 테이블은 오로지 (쵸콜렛과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골목길의 담장의 용도는 바로 이것이었다. BEL AMER  긴카쿠지 점은 이곳을 찾은 손님들만을 위한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고, 그러니 골목길과의 구분되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를 위해서는 담장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날씨가 따뜻하다면, 매장밖으로 나가 정원을 바라보며 한잔 해도 좋겠는데... 내가 이곳을 찾은 날은 아쉽게도 날이 많이 추웠다. 

자, 이제 이곳에서 어떤 것을 파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홈피에는 이런 사진이 올라와 있던데, 막상 이곳에서는 보지 못했다. 

우선 주력상품은 자그마한 사각형의 쵸콜렛에 정말 온갖 것들을 토핑해 놓은 십 여종의 쵸콜렛인데, 이런 모양을 취하니 포장이 용이하고, 그래서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것 같다.   

나도 4개를 골라서 포장을 했다. 선물용이 아니라 전적으로 내 스스로 맛보려고.

그랬더니 이렇게 포장해 주더라는...

그리고 예쁜 포장용 백에 저것을 넣어주었는데, 호텔에 돌아와서 먹어보기 전에 꺼내놓고 인증샷 한 장을 남겼다.

5개를 사면, 이렇게 포장해 주는 듯(아래 사진은 홈피에서 가져왔다).

두 번째의 주력상품은 쵸콜렛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이것들인 것 같다. 어찌 보면 장난감 같기도 하고, 뭐 먹는 것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본애들의 화려한 화과자 같기도 하고.

이것들 또한 이렇게 포장해서 판매하는데, 보다시피 이렇게 포장을 해서 가지고 나오려면 최소 4개 이상은 구매하여야 한다.

그다음의 주력상품의 위치는 스틱 쵸콜렛이 차지해야 할 듯한데, 솔직히 3등이라고 하기보다는 거의 마지막인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아, 물론 이런 케익들도 판매하기는 하는데, 이들 케익은 느낌상 차와 케익을 묶어 케익셑트로 판매하기 위한 용도가 주를 이루는 것 같았다.

BEL AMER. 외관의 화려함은 세계 1위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내 주관이 가미된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문제, 즉 맛은 어떠냐 하는 것인데... 솔직히 4개를 맛보았을 뿐이어서 무엇이라 말하기는 매우 조심하지만, 최소한 엄지 척할 수준은 못 되는 것 같다. 60을 넘긴 남자답지 않게 쵸콜렛에 대한 내 감각, 특히 (시각이나 후각 말고) 혀끝의 감각은 상당히 예민한 편인데, 내 혀가 그리 환호성을 올리지 못하였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BEL AMER, 앞에서 이야기했던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의 쵸콜릿들과 같은 레벨에 놓기는 많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글을 끝으로 교토(京都)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사가(佐賀)현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도시 다케오(武雄)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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