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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11. 2024

독일의 대학 도서관 몇 곳의 모습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오늘은 "만하임(Mannheim) 대학 도서관" 이야기입니다.

1. 중앙도서관


만하임(Mannheim) 대학의 중앙도서관의 열람실의 기본 형태는 아래 사진과 같은데, 책상과 책상 사이의 공간이 널찍널찍한 것이 특징적이다.

그런가 하면 열람실 안에 이렇게 창가 쪽으로 배치한 약간 특이한 모습의 책상도 존재하는데, 하나의 대학 도서관 열람실이 이렇게 사뭇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다. 그 이유는 만하임 대학이 옛날 이곳을 다스렸던 영주의 성이었던 곳을 대학의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옛날에 성안에 존재하던 여러 공간들을 그대로 살려 열람실로 꾸미는 과정에서 이렇게 다른 형태의 공간구성이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훨씬 좋아했는데, 눈치챘겠지만 아래 사진 속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모두 나의 것이다. 노트북과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굵은 , 법률잡지, 복사물, 전자사전 등등

그리고 이것은 국가시험(우리나라로 치자면 변호사자격시험쯤 되려나) 준비생들을 위한 특별공간인데, 모든 책상은 1인용이고, 입구에는 "조용히 할 것. 노트북 등의 사용이 금지됨"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아, 그리고 맨 앞 책상 오른편에 바구니가 하나 보이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겠다.

이처럼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면, 책상 앞에는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자리한다.

자, 지금부터는 공동공간 내지 시설에 대해 둘러보기로 하자. 우선 각종 자료를 검색하기 위한 인터넷 검색대인데, 만하임 대학의 도서관장서는 물론 독일 전역의 대학도서관과 연구소 등등의 장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물론 컴퓨터 자체의 사양, 그리고 인터넷의 스피드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불가할 정도로 열악하다.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애들이 달라붙어 있기 좋은 공동학습공간인데, 1인당 공간은 일반의 열람실에 비하여 훨씬 좁다.

우리네 도서관에서는 보기 힘든 이것은 바로 대형 고속스캐너인데, 착하게도 사용료가 없다. 그러니 용량이 짱짱한 USB 하나면 이 도서관 안에 있는 모든 자료는 그냥 내 것이 된다는 것. 복사 가격이 꽤 비싼 것을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메리트가 있지만, 복사물을 우리나라까지 운반하는데 드는 수고를 절약해 주는 것이 더 큰 메리트인데... 그 실체는 이러하다.

그리고 이것은 너무도 뻔한 그래서 전혀 이렇다 할 특징이 보이지 않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이라면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은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서가이다.

마지막으로 휴게실과 화장실인데, 이 둘을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어서 소개하는 이유는 둘 다 나름대로 쉬는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스키폴(Schipol) 공항에서 시작되어 남성 소변기 주위의 청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것이 있는데, 바로 소변기 안에 파리 등과 같은  벌레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의 변형판은 상암월드컵 경기장 안에 있던 CGV Gold Class 화장실의 사격 과녁판이었다. 그런데 독일 친구들은 여기서 진일보하여 소변기 안에 급기야 축구 골대를 만들어 놓았다. 중앙에 붉은색 공이 소변 줄기가 닿으면 어찌할 줄 모르고 움직이게 되는데, 이것이 움직이지 않으면 나름 신경질이 나는 것을 보면 청소비를 줄이는 것에 기여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곳은 신문도 보고, 약간의 토킹어바웃도 가능한 휴게 공간인데, 빨강과 하양의 과감한 대비가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2, 만하임 대학의 또 하나의 도서관, A3


만하임 대학은 위에서 소개한 도서관 이외에 도시의 이곳저곳에 몇 개의 도서관을 더 갖고 있는데(물론 단과대학별 도서관은 이것들 말고도 또 있다), 그중에서 내가 자주 이용했던 또 하나의 도서관의 분위기는 앞의 중앙 도서관과는 분위기가 현저히 다르다. 글쎄, 중앙도서관이 무언가 엄격함이 지배한다면, A3는 자유로움이 넘쳐흐른다.


아, A3(독일어로는 아 드라이라고 읽는다)에 대해서는 조금 보충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만하임은 계획적으로 개발된 도시로 도시 중심부는 완전히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이 지어져 있으며,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가로는 알파벳 순으로(왼쪽은 A부터 K, 오른쪽은 L부터 U까지) 그리고 세로는 아라비아 숫자로 지번이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가로와 세로로 부여된 지번 둘을 조합하면 그 블록이 특정되게 되는데, 예컨대 내가 만하임에서 살던 곳의 주소는 M2, 18이었다. 그런데 큰 건물의 경우 그 블록 전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는 블록의 지번이 곧 그 건물을 지칭하는 것이 되곤 한다.

결론적으로 A3블록에 만하임 대학 도서관이 있는데, 그 때문에 만하임 대학 학생들은 이 건물을 그냥 A3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을 보면 누가 봐도 교회라는 생각이 드는 건물 앞에 기다란 모양의 4층 건물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A3이다. 아 그리고 A3의 2, 3, 4층 중간에 구멍처럼 보이는 것은 유리창인데, 그것의 구체적 모습은 다음 사진에서 약간 다른 기분으로 다가올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유리창의 모습을 건물 안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생겼는데, 그 유리창을 통하여 바라다 보이는 건물이 법과대학 건물의 모습이다.  

A3  내부의 열람실 모습인데, 건물의 외양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조금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다 보니 독일 특유의 전통, 그리고 그로부터 배어 나오는 엄숙함 등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 모든 서가가 개가식으로 되어 있어 자유롭게 책을 뽑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도 한눈에 들어오는 특징이다.


중앙도서관 이야기를 하면서 도서관 책상 옆의 바구니를 거론했는데, 이제 그 바구니의 용도를 밝힌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도서관을 이야기할 때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독일의 경우 도서관 열람실에 가방이나 커다란 웃옷을 갖고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가방 안에 컴퓨터, 여러 권의 책, 필기구 등등이 있으면 그것들을 열람실 안으로 한꺼번에 갖고 들어가기 위한 도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그 바구니의 용도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가져온 가방과 웃옷은 어떻게 해결하나?라는 것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아래의 2장의 사진이 답하고 있다. 먼저 이것은 누가 가져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아니 가져갈 리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한 가방과 옷의 보관대이다.

다음으로 이것은 무언가 중요한 물건이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한 사물함인데, 동전을 집어넣어야 문이 닫히지만 그 동전은 문을 열면 다시 나온다. 사물함의 색깔을 달리 하는 등 디자인에 약간은 신경 쓴 듯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내가 원하는 책이 이곳에 있다고 하여 힘들게 찾았던 또 다른 도서관(A5 구역에 있음) 입구의 자전거 보관대의 모습인데, 벽면을 빈 공간으로 남겨놓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생각보다 독일 친구들이 가꾸고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한 장 찍어 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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