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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y 24. 2024

동계 스포츠의 강국으로 자리 잡은 "라트비아"

Chapter 3. 라트비아의 스위스 "시굴다(Sigulda)"

# 첫째 마당: 개 관



시굴다(Sigulda)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는 비제메(Vidzeme) 지역에 있는 전원 도시로 가우야(Gauja) 국립공원에서 만ㄶ이 볼 수 있는  붉은 사암으로 형성된 가우야강 계곡과 동굴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중세시대에 대주교가 사용하던 투라이다(Turaida) 성과 같은관광자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스키를 즐길 수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봅슬레이 경기장도 있어 라트비아의 스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니 어찌 보면 라트비아가 동계스포츠의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시굴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특히 스켈레톤에서 세계 최강자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면서 우리나라의 윤성빈과 정상을 다투었던 두커스형제가 라트비아 출신이었던 것 또한 시굴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겨울에 시굴다를 찾는다면 이들 시설을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여름에 시굴다를 찾는 경우라면, 그러한 재미를 맛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것 이것 이외에도 시굴다는 나름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데,  시굴다(Sigulda)성과 행정구역은 조금 다르지만 시굴다의 끝자락에 붙어 있어 보통 시굴다와 함께 소개되는 투라이다(Turaida)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유명세로 치자면 투라이다성이 더 유명한 듯한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 사실 투라이다성도 그리 볼 것이 많지는 않다. 한편 시굴다는 라트비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가우야(Gauja)강을 따라 조성된 라트비아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국립공원인 "가우야 국립공원"의 중심 도시이기도 한데, 가우야 국립공원은 체시스(Cesis)와 리가(Riga)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가우야 국립공원을 둘러보려면 별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 시굴다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가우야강 위를 오가면 가우야 국립공원의 맛을 아주 조금은 맛볼 수 있다.   



## 둘째 마당: 투라이다성과 투라이다 박물관지역 



투라이다성(Turaida Castle)은 1214년에 리가(Riga) 대주교의 거주지로 지어졌으며, 16세기까지는 계속 확장되었다. 그러나 폴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러시아가 성을 점령하면서 투라이다성은 파괴되기 시작했고, 처음에 목조건물로 지어진 탓에 1776년 화재로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그리고 그 후 제대로 보수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동안 방치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방치된 상태에서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왔었고, 근래 들어 대대적인 보수작업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윤기 나는 붉은색 새 벽돌로 복원되었기에 고색창연한 느낌은 많이 부족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트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편 1988년에는 투라이다성과 성 주변 일대를 '투라이다 박물관지역'이란 이름의 보호구역으로 묶어 라트비아의 건축, 역사, 예술 등을 맛볼 수 있도록 하여 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투라이다 성에 이르는 곳곳에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건물들을 많이 지어 놓았던데, (라트비아사람들에게는 이들 건물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라트비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에게는 솔직히 그저 그런 건물군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그들 건물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관심을 가질 수가 없었다.

이런 무의미한(?) 건물들밖에 없다면 투라이다성에 이르는 길은 지루하기 그지없겠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넓디넓은 초지위에 라트비아의 민속을 주제로 한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마치 야외 조각공원에라도 온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작품들도 재미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작품제목, 제작연도, 작가, 크기 등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한편 위의 작품들의 전시방법과 달리 여러 조각 작품을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아놓은 곳도 있다. 그리고는 이곳을 노래의 언덕이라고 부르고 있다.

얼마를 걸었을까? 도대체 투리이다성은 어디에 있다는 것이지?라는 의문 반, 짜증반이 샘솟기 시작할 때쯤에 비로소 투라이다 성이 그 모습을 나타냈다.

이런 길을 따라 걸어가거나, 그냥 풀밭을 가로질러 가거나 하면

숲사이로 투라이다 성이 손에 잡힐 듯이 솟아 있다.

그리고 위 사진 속의 숲길을 조금만 더 걸어 들어가면, 성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렇게 예전에 가장 잘 나갔을 때의 성의 모습을 그려놓기는 했던데,  

현재 복원되어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은 이 부분에 국한된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온전히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은 이 부분인데,  

벽면에 이런 설명이 붙어 있고, 내부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라트비아의 전통복장이라고 생각되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안내도 해주는데, 나와 비숫한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에 더하여 흥미를 끄는 전시물도 없고 해서 바로 나와버렸다.

아, 박물관 안에서 내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는 투라이다성의 옛 모습을 가늠케 해 주었던 투리이다성의 모형이었다.

성을 보고 나가는 길은 들어오는 길과는 루트를 달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 길 중간중간에도 또 이런저런 건물들이 있는데 그냥 지나쳐서 보여줄 것이 없다. 투라이디성을 둘러보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편차가 워낙 커서 이야기하기 곤란하다. 다만 투라이다성 입구에서 성까지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성의 모습과 박물관을 짧게나마 둘러보는 시간, 그리고 그에 더하여 조각 작품들에 눈길 한 번 주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1시간 반 정도는 할애하여야 되지 않을까 싶다.  



### 셋째 마당: 시굴다성



1. 들어가며


시굴다(Sigulda)성은 시굴다성이라고 통칭하여 부르고는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두 개의 성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하나는 1207년에 축조되었다가 18세기 초에 파괴된 이후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중세 시굴다성(Siguldas viduslaiku Pils)"인데, 파괴되기 이전의 원래의 모습은 이러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런 모습을 띠고 있는 "신 시굴다성(Siguldas jauna Pils)"인데, 신 시굴다성은 주로 작가와 저널리스트들의 휴식공간으로 쓰였다고 한다.


2. 신 시굴다성


신 시굴다성을 거쳐서 중세 시굴다성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으니, 먼저 신시굴다성을 소개하기로 한다. 신 시굴다성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나를 이것들이 맞아준다. 한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이의 손길이 닿은 작품인데,

주변을 기웃거려 보니 나무밑에 이런 것이 숨겨져 있다. 음, 이에 따르면 위의 작품은 Juris gagains라는 사람의 작품이고, 작품명은 "~ 퍼레이드"라는 이야기인 듯하다. 그 밑에 보이는 작은 글씨는 이 작품에 대한 해설 같은데, metal 그리고 symphony쯤에 해당하는 단어로 생각되는 단어가 보인다.

투라이다성에 비하여 관광지로서의 명성이 훨씬 덜하여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았는데, 이런 조각 작품이 맞이해 주다니... 더욱이 입구는 제대로 된 성의 품격이 묻어나기까지 한다.

성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이어지는 길에는 꽃과 나무 또한 잘 가꾸어져 있다.

조금 어설프지만 정원도 있는데, 아쉽게도 내부로 통하는 문이 닫혀 있어서 신 시굴다성 건물의 내부는 구경하지 못했다.

신 시굴다성 건물옆으로 넓은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음료를 파는 공간은 보지 못하였다. 혹, 성의 내부에서 판매하는 건가?


3. 중세 시굴다성


중세 시굴다성 입구에 예전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 투라이다성이 지금 복원되어 있는 것을 통해 예전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그려볼 수 있는 것과 달리 - 현재의 모습만으로는 도저히 아래 그림 속 모습을 그려볼 수가 없다.

중세 시굴다성 가운데 가장 잘 남아 있는 것이 이 부분인데, 아무리 대응을 시켜 보려고 노력해도 지금 보이는 부분이 위 성의 모습 중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성으로 들어가는 해나인데, 위 사진의 왼쪽 끝부분 되겠다. 해자는 최근에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부쩍 드는데, 이 앞에 ticket office가 있다.

맨 처음에 보여주었던 사진의 안쪽 모습.

위 사진의 반대편 쪽에 이런 것이 하나 남아 있는데, 이것이 중세 시굴다성의 전부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모자이크식으로 꿰어 맞추어 중세 시굴다성의 모습을 그려 보기에는 재료가 너무 작다.

형틀(?)처럼 보이는 이런 것이 남아있는 두 개의 벽 사이의 공간에 놓여 있다.

중세 시굴다성 안에서 가우야 국립공원의 숲을 볼 수 있는데, 사진 중앙 저 머얼리 보이는 붉은색의 건물은 투라이다성이다.

시굴다성은 성의 이름 자체가 '시굴다'성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굴다에 있다. 그러나 아니러니 하게도 시굴다 관광의 넘버원 자리를 앞서 이야기한 투라이다성에 내주고 2인자로 물러난 비애를 안고 있는 성이다.



#### 넷째 마당: 케이블카



케이블카처럼 흔하디 흔한 것을 시굴다를 소개하면서 이야깃거리로 삼는 내가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안내책자에 따르면) 1969년에 만들어진 시굴다의 이 케이블카가 발틱 유일의 케이블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내가 이 케이블카를 이야기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문제의 케이블카의 모습인데, 외관을 보니 196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 맞는 듯하다. 이런 모습의 케이블카... 내 어렸을 때 남산을 올라갈 때 타 보고는 못 본 것 같다.

이런 낡은 케이블카를 왜 보러(그리고 타러) 갔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원래 케이블카라는 것은 말이다. 경치는 참 좋아서 가보고 싶은데 걸어가려면 힘이 무척 든다거나, 또는 아예 접근 자체가 용이하지 않은 곳에 설치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1960년대에 이미 시굴다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는 것은, 예전부터 이곳의 경치가 절경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케이블카를 타보았다. 과연... 케이블카를 타보니 시굴다를 몇 시간씩이나 차를 몰고 다니면서도 그곳의 존재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가우야(Gauja)강이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준다. 아래 사진처럼 강 옆으로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으니, 가우야강의 모습은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사실 감상이 불가능하다.

물론 투라이다성을 보고 자동차를 몰고 시굴다로 넘어오다 보면 가우야강을 만날 수 있고, 다리 위 또는 근처에 차를 세우고 다리 위로 가면 가우야강의 모습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깊은 숲 속에 숨어 있는 가우야강의 모습을 즐기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우야강 위를 날다 보니 저 멀리 영주의 소유였으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적십자사가 인수하여 요양원으로 쓰고 있다는 크리물다 영지(Krimuldas Muiza)가 보인다.  

이런 경치 또한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는 한 볼 수 없는 풍경이고.

케이블카 유리창에 번지점프 광고가 보인다. 그제야 안내책자에 시굴다에서 번지점프와 뗏목 타기, 급류 타기 같은 것을 즐길 수 있다고 쓰여 있던 것이 생각난다. 여러 가지 여건도 안 맞았지만, 결정적으로 물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 그것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저 멀리 숲 사이로 붉은 건물이 보이는데, 앞서 이야기했던 투라이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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