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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y 03. 2024

동계 스포츠의 강국으로 자리 잡은 "라트비아"

Chapter 2. 성 요한 성당과 체시스성이 유명한 체시스(Cesis)

# 첫째 마당: 개 관



보름여에 걸쳐 발트 3국을 다니면서 받은 느낌 중 하나는 발트 3국 중 라트비아가 관광자원이 상대적으로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가 가진 안내서를 읽어 보면 수도인 리가 다음으로는 이곳 체시스가 손꼽히는 관광지라는데(물론 내가 앞의 글에서 소개한 사이트를 보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볼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래 지도가 호텔에서 준 관광지도인데, 호텔 직원은 이 지도를 내밀며 노란색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3곳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그것 이외에는 정말 볼 만한 것이 없다. 지도를 하나 보여주기는 한다만, 이들 볼거리라는 것들은 모두 서로 붙어 있어서 사실 지도도 필요 없다. 관광소요시간? 천천히 둘러보아도 반나절이면 차고도 넘친다. 물론 체시스 성의 공원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경우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3곳을 위주로 체시스를 둘러보기로 하겠다.



## 둘째 마당: 체시스 성



(뒤에 소개하는) 전승기념비를 지나쳐 조금 걷다가 이런 모습과 만나게 된다면, 여러분들은 제대로 체시스성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성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조각상. 오른손에 등불을 들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런 모습의 조각상이 있는 이유는 성안을 구경하면 절로 이해가 된다.  

기록에 의하면 리보니아(Lybonia,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옛날식 호칭) 지역에 대한 이교도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결성된 독일의 검(劍) 기사단이 1209년에 성을 축조했었다고 하는데, 그 자리에 1777년에 새로 지은 성이 지금의 체시스성이다. 체시스성 입구에 이런 안내판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성의 전체 구도를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그보다는 입장권을 구입하면 주는 팜플렛 속의 이 안내도가 체시스 성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스캔을 해보니 일단 포인트는 1949년부터 '체시스 역사 예술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본성(1번)과 서탑(西塔, 3번)인 듯하다. 2번과 4번은 3번의 서탑을 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바둑에서도 급히 착점을 하면 껄떡 수가 나오듯, 안내도를 슬쩍 스캔하는 바람에 이 성에서 꼭 보아야 할 것 하나를 놓쳐버렸다. 바로 - 소련 점령당시야 물론 체시스 중앙광장에 잘 서있었지만 -  독립 후 시민들에 의해 철거되었다는 레닌 동상의 잔해(6번)가 그것인데, 이 글을 쓰기 위해 안내도 및 설명서를 찬찬히 들여 보다가 발견했으니...

먼저 1번, "체시스 역사 예술박물관"의 모습이다.

사실 박물관과 성의 입장권이 함께 묶여 있어서 (물론 별도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박물관입장권까지 구매하게 되었지만, 솔직히 체시스의 역사에 대해서는 나는 아무런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 하여 박물관은 그저 주마간산 격으로 보았을 뿐이고, 따라서 특별히 할 이야기는 별로 없다. 이런 공간이 있었고...

이것은 좀 재미 있었는데, 1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이것은 집집마다 하나씩쯤은 있었던 스위스칼(일명 맥가이버칼)의 옛 모습?

안내인이 건네줘서 받기는 했지만 읽어 볼 생각은 별로 안 났다. 자유를 위한 체시스와 라트비아의 몸부림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이곳은 이 성에서 제일 높은 사람의 집무실이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다 잠시 커튼이 드리워진 창을 통하여 바깥 모습을 바라본다.

박물관 관람으로 지친 사람들이 쉬어가기에 딱 좋은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라트비아 관광객들조차 박물관 관람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은지 보다시피 테이블 하나밖에 없는 공간도 텅텅 비어 있다. 바깥 경치를 즐기기에 딱인데도 말이다.

이것은 우리도 좀 본받아야 할 것 같은데 발트 3국, 특히 라트비아의 경우 박물관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이 박물관에서 이어지는 첨탑을 오르면 성터와 도시의 모습, 그리고 머얼리 가우야(Gauja) 국립공원의 숲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탈린(Talin)의 올레베스테 교회와 합살루(Haapsalu)의 대주교성 등등의 첨탑을 매일같이 오르내리며 발트 3국을 떠돌다 보니 체시스에 이르렀을 때는 내 체력은 이미 바닥권에 떨어져 있어서 등정을 포기했다. 그렇지만 경치는 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해서 20대에 갓 들어선 젊고 활기찬 딸아이를 파견하는 결정을 내렸다. 아래 사진들은 그렇게 첨탑을 올라갔다 온 딸아이가 찍어 온 것들인데, 먼저 이것은 성 요한 성당과 그 주변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중심가의 풍경...

그리고 이것은 서탑과 성 안의 모습.

딸아이가 첨탑에 올라 찍어 온 사진을 보는 것을 끝으로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눈에 띈 성의 모형.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다음 목적지로 삼은 곳은 서탑(3번)인데, 서탑 앞에 보이는 안내판 주변은 대장간터였다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

서탑(붉은 지붕을 이고 있는 왼쪽탑)과 남탑(南塔)으로 들어가려면 아래 사진 속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다리를 건너면 아래 사진과 같은 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서면 중세 복장을 한 잘생긴 라트비아 청년을 만날 수 있다. 아, 이 친구가 하는 일은 이렇게 모델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니라, 왼쪽에 보이는 랜턴에 촛불을 밝혀주는 일이다.  

팜플렛에는 "랜턴이 밝혀주는 계단을 따라 당신은 라트비아의 중세 성 내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라고 써져 있던데, 그러니 이제 저 청년이 밝혀 준 초를 들고 서탑 안으로 들어가 보면 될 일이다.

위 사진 속에 보이는 계단을 내려서면 꽤 은 공간이 나오고, 테이블이 하나 보인다. 테이블 위에 랜턴을 올려놓고, 랜턴에 포커스를 맞추어 사진 한 장을 더 남긴다.

굳이 청년까지 배치해서 랜턴에 촛불을 밝혀주었던 이유는 2004년에 이 랜턴이 체시스성의 상징으로 공인되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체시스성 뒤쪽으로 체시스 성 공원이 있다. 1812년에서 1825년 사이에 인공으로 호수도 만들어 놓았다는데, 호텔직원이 추천해 준 마이야공원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시작하는 부분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과감히 skip했다. 때문에 아쉽게도 체시스 성 공원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다.



### 셋째 마당: 성 요한 성당(Sv, Jana baznica)



13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성당으로 리보니아 군단의 돔성당이었던 성당이다. 골목 안에 있기는 하지만 성당 앞에 광장이 있고, 체시스성으로 가는 골목길도 꽤 넓어서 그럭저럭 성당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잡을 수 있었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고색창연함, 사실 난 이런 성당에 마음이 더 끌린다.

성당 앞 광장의  모습인데, 성당의 모습과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밝고, 또 활기차고.

광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역시 어린아이들의 몫. 물만 보면 뛰어들어가는 어린아이들... 부럽다.

성당 입구에 성당의 모형이 놓여 있는데, 첨탑과 성당 벽면의 색이 지금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중앙제단으로 이루어지는 신랑(身廊)의 모습인데,

중앙제단만 사진에 담아  보았다.

제단만 클로즈업.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그림이 이제야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성당 편의 모습인데, 콘서트용으로 사용될 정도로 훌륭한 오르간이 보인다.

오르간. 오르간 밑에 사람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12명인 것으로 보아 12 사도가 아닐까  싶다.

좌우측의 측랑(側廊) 부분에 의자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신랑만큼이나 깔끔하다. 아, 어느 것이 좌측랑이고, 어느 것이 우측랑인지는 기억할 수가 없다. ㅠㅠ

성당의 역사나 예전의 모습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인데, 사진 속의 모습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모습과 너무 똑같다. 성당에 관한 설명에도 "폭격이나 화재로 어찌어찌되었다" 등의 설명이 없던, 그렇다면 혹 성 요한 성당은 예전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체시스성과 거의 등을 맞대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체시스 성의 뜨락을 거닐다 보면 보이기도 한다.



#### 넷째 마당: 전승기념비



이 도시의 명실상부한 메인스트리트인 리가(Rigas) 거리를 따라 체시스성으로 가다 보면 이런 광장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광장 뒤쪽에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전승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전쟁터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주제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럼 꼭대기에 있는 노란색 구가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란 이야기가 되는 것인가? 다만 안내 책자에는 전승기념비가 어떤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것인지에 관한 설명이 없다. 그저 1951년에 소련정권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990년대 후반에 다시 만들어졌다는 정도의 설명이 있을 뿐인데... 그렇다면 혹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기념비의 정면 하단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다가가 보았는데, 나에게는 의미 없는 글씨만 가득하다.



##### 다섯째 마당:  마이야 공원(Maija Park)



마이야 공원은 체시스성 바로 앞쪽에 있는 공원인데, 규모는 작지만 잘 꾸며져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캔타우루스와의 배틀'이란 조각이 제일 먼저 관광객을 맞이한다.

공원 한편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아니 호텔인가?

이 공원의 중심이자 제일 멋진 공간이다. 기나긴 여행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좋은 휴식공간인데, 쉬는 것에 주력하다 보니 더 이상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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