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7 -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lianstraße) 외.
물론 사람마다 생각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것들이 슈파이어 관광의 핵심이라고 하여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하니 그것들 정도만이라도 꼼꼼히 보게 되면, 어디 가서 슈파이어를 다녀왔다고 이야기해도 그리 부끄럽지 않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 외의 것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보고 다니면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제부터 그 가운데 내가 주목하며 본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앞의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슈파이어의 볼거리는 아래 사진 오른쪽에 있는 슈파이어 대성당(Speyer)과 왼쪽에 보이는 옛날 슈파이어의 관문이었던 알튼푀르텔을 연결하는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lianstraße)에 몰려 있다.
막시밀리안 거리는 슈파이어 시가지의 중심축을 이루는 넓은 거리로, 슈파이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곳이다. 각종 공공건물들도 모두 이곳에 들어서 있고, 쇼핑가와 레스토랑 또한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아, 아래 사진은 알튼푀르텔에서 슈파이어 대성당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이다.
막시밀리안 거리는 옛날 슈파이어로 들어가는 도시의 관문이었던 "알트푀르텔(Altpörtel)"에서 시작되는데, Altpörtel은 Alt(오래된) + Pörtel(문)으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어로 된 안내문에는 Old Gate라고 표기디어 있다.
아, 알튼푀르텔은 독일에서 가장 높은 도시의 관문으로(55m), 하부는 1230년에서 1250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한다. 한편 탑의 최고 꼭대기층은 후기 고딕양식으르 꾸며져 있는데, 이는 1512년에서 1514년 사이에 덧붙여졌다고.
자, 그럼 이제 알튼푀르텔을 통해 슈파이어 시내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알튼푀르텔을 지나면서 막시밀리안 거리가 시작되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어놓으니 저 멀리 슈파이어 대성당이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막시밀리안 거리가 거의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문 안 왼쪽에 "슈파이어 신발(Speyer Schuh)"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안내판이 있어 읽어 보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길이의 단위로 미터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슈파이어 시에서는 19세기 초까지 길이의 단위로 '슈파이어 신발'이 사용되었다. 1 슈파이어 신발은 약 28cm쯤 되었다."
사람이 신고 다니는 신발을 거리의 단위로 사용하려 했다는 발상이 독특하다.
문안으로 들어와서 바라본 알튼푀르텔의 모습인데,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사람이나 버스와 비교해 보면 알트푀르텔이 얼마나 높은 지를 실감할 수 있다.
알트푀르텔 하단부에 이런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그에 따르면 알트푀르텔은 13세기초까지 도시 서쪽의 메인 관문이었고, 꼭대기의 시계는 1761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문 안으로 들어와서 알트푀르텔을 뒤로 하고 바라본 막시밀리안 거리. 저 멀리 슈파이어 대성당이 보인다.
막시밀리안 거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잡아끄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슈파이어 대성당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서있는 순례자의 동상인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그 근처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이렇게 넘쳐흐른다.
그런 까닭에 막상 동상의 모습을 온전히 사진에 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하여 이 정도의 사진을 얻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막시밀리안 거리에 있는 이런저런 건물들을 보며 걷다가, 거짓말처럼 이런 순간과 마주쳤다. 스페인 북부의 여러 도시들을 거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이르는 순례자의 길을 기다란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고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순례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과 말이다.
순례자의 동상 앞 보도에 이런 동판이 붙어 있다. 아, 이 동판의 맨 앞의 글씨 Jakob만 보고 이 동상을 야곱 성자라고 써놓은 분이 계시던데, 뒤까지 다 읽으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고 있는 순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어찌하여 이곳에 이런 조각상이 서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동상 밑에는 이 작품을 제작한 조각가 이름(Martin Mayer), 그리고 제작연도(1989)가 새겨져 있다.
막시밀리안 거리에는 관공서 등 공공건물들도 넘쳐나는데, 그 가운데 내가 유심히 보았던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먼저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 건물은 시청사(Rathaus이고,
멋들어진 이 건물은 슈타트하우스(Stadthaus)이다.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슈타트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들은 도시마다 그 기능이 달라서 무엇이라고 꼭 집어 이야기를 하기는 곤란하다. 예컨대 인근도시인 만하임(Mannheim)의 슈타트하우스에는 시립도서관과 약간의 공익을 추구하는 사무실들이 들어서 있고, 그에 더하여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도시에서는 시청별관 내지 제2청사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슈파이어의 슈타트하우스는 시의 민원업무처리를 주된 기능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아, Stadthaus는 Stadt(영어의 City) + Haus(영어의 House)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막시밀리안 거리를 가운데 두고 슈타트하우스와 마주 보고 있는 이 건물은 경찰관서인데,
아마도 슈파이어가 속한 라인란트-팔츠주 경찰청쯤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건물은 옛 조폐국 건물이었던 알테 뮌츠(Alte Münz)인데, 19세기에는 라인강의 무역을 위한 교역소로 사용되었고, 그 후에는 각종 관공서들이 이 건물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알테 뮌츠 앞의 분수.
한편 막시밀리안 거리 양옆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다양한 상점들이 가득 들어서 있는데, 그들을 둘러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들 많은 상점 가운데 내가 잠시라도 머물렀던 곳에서 사진 몇 장을 남겼다. 우선 이곳은 1457년에 창업했으니 창업한 지 600년이 다되어가는 약국인 "일각수(Einhorn, 영어로는 Unicorn) 약국"이다.
약국 옆쪽에 있는 아이스크림 체인점인데, 상호를 사진으로 안 남겼다.
보다시피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 스쿱에 1.5유로.
그리고 이것은 브레첼(Brezel)을 파는 노점인데, 'Berzel'이란 상호를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어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물론 슈파이어에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막시밀리안거리에 있는 건물이나 조형물 말고도 시선을 던져볼 만한 것들이 많은데, 내 눈에 띈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먼저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던 기념교회(Gedächtniskirche)와 대각선에 있는 성 요셉(St. Joseph) 성당인데, 성 요셉 성당은 슈파이어 의회의 결정에 저항했던 역사를 기리는 의미를 담아 개신교가 1904년에 기념교회를 건립하기에 이르자 그에 대한 리액션으로 가톨릭 측이 1912년부터 1914년까지 2년에 걸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당 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 찍은 사진인데, 이쪽이 방위로 말하면 남동쪽에 해당한다.
위 사진 속에 두 개의 첨탑이 솟아 있는 것이 보일 텐데, 성당을 끼고 뒤로 돌아가 이렇게 서쪽에서 바라보면, 첨탑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성 요셉 성당에 관하여 자세한 것은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제 슈파이어 대성당 뒤쪽에 있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마주쳤던 두 개의 건물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이것은 슈파이어 대성당 바로 뒤편에 있는 역사박물관(Historisches Museum der Pfalz)인데, 연 25만 명이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내가 이곳을 찾았던 2023년 7월에는 "십자가와 왕관(KREUZ und KRONE)"이란 이름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쓸 때 다시 한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9월 17일부터는 "루드비히 1세를 그리며"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역사박물관에 관해 궁금한 것은 이곳에서 모두 알아볼 수 있다.
아무런 특징 없는 이 건물은 그라이프(Martin Greif, 1839~1911)라는 독일의 시인이 태어난 집인데, Greif는 1882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한 필명이고, 원래 이름은 Friedrich Hermann Frey라고 한다.
건물 오른쪽 벽에 "1839년 6월 18일에 그라이프가 이 집에서 태어났다"라고 적혀 있다.
위키피디아가 보여주는 그라이프의 모습.
한편 슈파이어는 유명한 교육기관도 갖고 있는데, 바로 '독일 슈파이어 행정대학(원)'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주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저평가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행정학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받을 만큼 유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출발이 그러해서 그런지 여전히 공무원들이 많이 찾고 있고, 우리나라의 공무원들 또한 독일에 유학을 하는 경우 이곳을 즐겨 찾는 편이다.
공교롭게 내가 이곳을 찾은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모든 건물의 문이 닫혀 있어서 내부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