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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Oct 15. 2023

"슈베칭엔 클래식카 갈라쇼"가 궁금하다고요?

아름다운 슈베칭엔(Schwetzingen) 성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끝 간 데 없이 커다란, 뿐만 아니라 잘 정비되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정원을 가진 유서 깊은 성에, 꿈속에서나 볼 것 같은 클래식 카 수백여 대가 널찍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는 광경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엄청난 규모의 자동차 박물관 몇 개가 통째로 박물관밖으로 나와 멋진 정원을 가득히 채우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말인가? 솔직히 말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나 역시 그런 장면을  꿈속에서조차 꿈꾸어 본 적이 없다. 2018년 8월에 우연히 들른 슈베칭엔성(Schloss Schwetzingen)에서 클래식카 갈라쇼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클래식카가 펼치는 그런 꿈같은 향연이 펼쳐지는 곳은 다름 아닌 "Classic-Gala Schwetzingen(슈베칭엔성에서 펼쳐지는 클래식카 갈라쇼)"이다. 일 년 중 가장 날씨 좋은 날을 택해 짧게 치러지는 이 클래식카 갈라쇼는 내가 찾은 2018년에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단 3일 동안만 펼쳐졌는데, 지금부터 그 환상적인 공간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처음 만나는 클래식카 갈라쇼를 제대로, 꼼꼼하게 보고 싶다면 아래 사진 속의 안내책자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2018년 8월 기준, 3유로).

안내책자는 클래식 카 갈라쇼에 출품된 차들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소개를 하고 있는데, 한 페이지 당 10대의 차량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자는 볼륨이 수십 페이지에 이른다. 

그렇다면 전시차량이 수백 대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니, 이것만으로도  Classic-Gala Schwetzingen의 규모가 어떠한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Classic-Gala Schwetzingen의 홍보 부스. 분위기 있게 잘 만들어 놓았는데, 사진은 그 고급스러움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하는 듯하다. 

Classic-Gala Schwetzingen이 열리는 곳은 슈베칭엔성(Schloss Schwetzingen)인데, 엄청난 넓이를 자랑하는 곳인 만큼 입구도 여러 곳에 있다.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성의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들어서게 되었는데, 들어서면서 입장권을 들고 인증샷을 남겼다.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클래식카 갈라쇼에 관심을 갖고 구경 오는 사람들이라면 돈푼깨나 있는 사람들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처럼 쥐뿔도 없는 주제에 공연히 돈 들여 가며 이런 곳을 찾아와서 기웃거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클래식카 갈라쇼가 열리는 입구에 느 이처럼 돈푼깨나 있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으로 관람객들을 유도하는 기업의 홍보 부스들이 들어서 있는데, 그 가운데 돈만 있다면 우리 집에도 하나 들여놓고 싶은 것이 있어서 사진을 남겨두었다. 

일단 Classic-Gala Schwetzingen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보여 주겠다. Classic-Gala Schwetzingen의 전시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인데, 이런 식으로 전시해도 수백 대의 차량을 무리 없이 전시할 수 있을 만큼 슈베칭엔 성의 정원은 넓디넓다. 이렇게 드문드문 전시를 해 놓아도 차 한 대 없는 공간이 수두룩할 정도로 말이다. 

비슷한 느낌의 사진 두 장을 더 방출한다. 

물론 자동차를 좀 빽빽하게 전시해 놓은 공간도 있기는 있다. 건물 앞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느낌의 차들이어서 그런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클래식카 갈라쇼를 찾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클래식카 갈라쇼가 그저 클래식카를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클래식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부 계층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 같지는 않다.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워낙 넓은 정원에 클래식 카들이 전시되어 있다 보니 관람객들이 곳곳에 분산되어 많아 보이지 않을 뿐이다. 

내가 들어온 입구에서 정원을 가로질러 들어가는 경우 정원 한가운데 있는 아리온 분수(Arionbrunnen)까지만 해도 아래 사진 속에 보이는 길을 따라 정말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이 길에도 이렇게 중간중간에  클래식카들이 전시되어 있어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슈베칭엔 성 정원 곳곳에 크고 작은 분수와 연못들이 있는데, 이것도 그런 연못 중 하나이다. 꽤 큰 연못옆으로 약간의 녹지 공간이 있고, 그 녹지공간 바깥쪽으로 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되어 있는 클래식 카들을 자세하게 보여주면 좋겠지만, 수백 대의 자동차들을 일일이 사진 찍어가며 제원에 신경 쓰며  보고 다닌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처음엔 몇몇 자동차에 관심을 살짝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지쳐버려 막상 내 사진기에는 자동차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렇지만 아쉬운 대로 내 카메라 속에 남아 있는 몇 장의 사진이라도 보여주도록 하겠다. 


우선 이것은 마치 어린애들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틀림없이 자동차이다. 이 자동차는 가격을 제시해 놓고 판매에도 나서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가격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 자동차의 소장자는 볼 것도 없이 두대의 자동차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다.

Brütsch라는 회사의 제품으로 배기량 75cc, 최대출력 3마력, 최고속도 60km/h. 공차중량 98kg. 자동차라고 하기엔 많이 부끄러운데, 귀여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막론하고 한 번씩은 기웃거리는 분위기.

이건 Willys Overland란 브랜드 이름을 갖고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의 1949년식 차. 72마력, 최고 시속 120km

이것은 1955년식, 메르세데스(Mercedes) 카브리오. 배기량 1885cc로 105마력에, 최고속도 180km를 뿜어 냈었다고 한다. 충분히 멋있고, 나이도 60을 넘겼으니 먹을 만큼 먹었고... 자동차로서의 매력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지만 눈길 한번 주고 지나쳤다. 나이 60은 이곳 Classic-Gala Schwetzingen에서는 아이에 불과해서 말이다.


클래식카의 소유주들은 자신의 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연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가장 전형적인 방식은 자신의 자동차의 연식을 연상케 하는 소품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찰리 채플린 인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차의 생산연대는 1920년대? 

BMW의 오토바이도 전시되어 있는데,  1923~1926년에 걸쳐 생산된 제품이라고 한다. 전시된 오토바이는 1925년식으로 배기량 495cc에 출력 8.5마력에 불과하지만, 최고속도는 95km/h에 이른다고 한다. 공차중량 122kg.

아래 사진 속의 여자분이 저 오토바이들의 주인인데, 자기 나름대로 저 오토바이들이 도로를 굉음을 내며 달리던 때를 연출하고 있다. 물론 사진은 여자분의 동의를 얻어서 찍은 것인데, 솔직히 누가 자기 사진 좀 찍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눈치였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도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으신지, 기웃기웃하고 계신다. 허긴 나이가 있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못 타는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 속 앞의 두대의 차량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선(戰線)을 누볐던 차인 것 같았다. 차주들은 8월의 더운 날씨에 군복까지 떨쳐입고 나와서는 자신의 차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 사진 속의 두대의 차량 뒤쪽으로 (앞의 차량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하늘색 빛이 감도는 차가 보일 텐데, 롤스 로이스다. 그 앞에 정장에 중절모까지 챙겨 쓰고 롤스 로이스가 도로를 달리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신사가 서 있는데, 이 날의 갈라 쇼에서 나랑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사람이다. 내가 토리노(Torino) 자동차 박물관에서 당신 차와 비슷한 연식의 롤스 로이스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 부쩍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덕분에 롤스 로이스의 엔진 룸도 구경할 수 있었고,  평생 처음으로 롤스로이스의 내부도 구경을 해보았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이 부분에서 콘테스트를 벌인다면 1등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여겨질 만큼 자신의 차관리에 정신없던 분도 계셨다. 

위 사진 속의 어르신이 애지중지하며 보살피고 계신 차량의 전면 모습인데,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메이커인 Ford사 제품이다. 

이 분들도 나름 자신의 차에 알맞은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 것 같은데, 사진 촬영에 동의를 얻은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정신이 팔려 막상 이들의 차는 사진에 담아 오지 못했다. 아 , 사진의 배경이 되는 연못은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조각에서 알 수 있듯이) 사슴 연못(Hirschbassin)이다.

이것은 1960년 미국 Plymouth사의 쿠페로, 8기통. 배기량은 6,300cc, 최대출력은 325마력을 자랑한다. 박물관에서 출품한 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은 Grade란 회사의 1921년식 경주용 자동차인데, 자동차 앞에 이 차가 뛰었던 시절의 사진을 소중하게 내걸어 놓았다. 800cc에 최대출력 18마력으로 125km의 속도를 자랑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외관만으로는 이곳에 전시된 자동차들 가운데 가장 열악한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움직이고 있어서 많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던 자동차. 

이 차는 1928년 산. Cadillac 341A Dual Cowl Sport Phaeton이다. 8기통에 배기량은 5503cc, 최고출력은 89마력을 자랑한다. 엔진과 기어가 오리지널인데도 여전히 최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을 보면, 나머지는 당연히 오리지널이 아니라는 얘기가 되는 건가? 아, 도장 상태가 90년 전의 차치고는 너무 좋아 보이던데, 이 차의 소유주는 "차체의 '대부분'은 '아마도' 처음에 칠해졌던 것 그대로 일 것이다"라고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있는 이 차는 Chevrolet의 1948년식 2 door의 Aerosedan Fleetline이다. 

차주가 너무 꼼꼼하게 제원을 설명해 놓고 있어서 읽기가 힘들었던 차인데, 모든 설명은 사진으로 대신하겠다. 맨 위에 미국인가 갖고 있던 것을 1992년에 수입하였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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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특히 클래식카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Classic-Gala Schwetzingen은 정말 가볼 만하다고 할 수 있어. 또한 슈베칭엔성의 정원은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뒤질 것 없을 만큼 넓고 아름다운 정원이야. 혹시 만하임(Mannheim)이나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슈파이어(Spyer)등을 찾게 된다면 시간을 내어 슈베칭엔에도 다녀오기를 적극적으로 권해. 아, 클래식카 갈라쇼에 대한 정보는 www.classic-gala.de에서 찾아볼 수 있어.



#클래식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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