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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Oct 15. 2023

괴테(Goethe)가 머물렀던 호텔에서 하룻밤을...

"Hotel Goldener Karpfen"이라면 가능합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태어났지만 그가 문학가이자 정치가로 활발하게 활동한 곳은 바이마르(Weimar)였다. 이 때문에 괴테는 프랑크푸르트와 바이마르를 자주 오갔는데, 문제는 이 두곳이 약 270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시 교통사정상 하루에 오갈 수 없었다. 하여 괴테는 푸랑크푸르트와 바이마르를 오갈 때면 그 중간쯤 되는 풀다(Fulda)에서 하루를 유했는데, 이 때 괴테가 머물렀던 호텔이 바로 "Hotel Goldener Karpfen(황금잉어 호텔)"이다. 기록에 의하면 괴테는 1765년 10월에 이곳에서 처음으로 숙박을 한 이후부터 프랑크푸르트와  바이마르를 오갈 때면 으레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괴테는 이곳에 머물면서 서동시집(西東詩集, West-östlicher Diwan)에 실린 시의 대부분을 지었다고 하는데, Hotel Goldener Karpfen의 외벽에 는이런 내용이 적혀 있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일본 사람들이 이곳을 상당히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모양에 담아 일본어로 써놓은 안내판을 바로 옆에 붙여 놓았다.

Hotel Goldener Karpfen는 이처럼 괴테가 자주 들렀던 호텔이라는 점에서 호사가들의 흥미를 한껏 자아낼 요소가 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관광안내 책자도 풀다를 소개하는 경우 거의 예외없이 이 호텔을 소개하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점에 끌려 두번씩이나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오늘의 이야기는 그 후일담에 해당한다.


1. 호텔의 외관


Hotel Goldener Karpfen의 외관인데, 겉으로 보기에도 역사가 있어 보인다.  

위 사진 속 왼쪽에 이 호텔의 상징인 잉어의 돌출간판이 있는데, 덕분에 호텔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잉어 밑으로는 호텔이 위치하고 있는 Simpliziusbrunnen거리 이정표가 보인다. 아, Simpliziusbrunnen은 이 도시의 성자(聖者)의 이름인 심플리지우스(Simplizius)와 분수를 의미하는 brunnen의 합성어이다. 

Hotel Goldener Karpfen의 전면인데, 호텔 이름을 연상시킬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인지 곳곳에 황금잉어가 자리하고 있다.

유럽의 구시가지에 있는 호텔의 경우 주차문제가 여의치않은 경우가 있는데, Hotel Goldener Karpfen은 호텔 손님만을 위한 지상의 주차공간(무료)과 주차요금을 납부하여야 하는 지하주차장(유료)... 이렇게 두곳의 자체 주차장을 갖고 있어 주차문제는 신경쓸 것이 전혀 없다.

다만 호텔 손님만을 위한 지상의 주차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다. 기껏해야 10여대가 주차 가능한 수준.

이에 반해 지하 주차장은 꽤 넓은데,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전체 주차공간의 절반 수준쯤 되는 것 같다.

지하 주차장은 조금 어둑한 곳으로 방치해 놓기 쉬운데, Hotel Goldener Karpfen의 경우는 주차장에 벽화(?)를 그려놓고 밝은 조명을 설치해 놓은 것이 특징적이다. 아래 사진속 벽화 외에도  귀여운 벽화들이 주차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주차장에서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위 사진속의 잉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면, 호텔로 들어가는 문이 나온다. 문에 좀 지저분해 보일 정도로 무언가가 붙어 있는데, 이 호텔의 레스토랑이 미슐랭이 선정한 곳이라는 표지들이다.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Hotel Goldener Karpfen의 레스토랑은 아주 괜찮은 편이다. 혹시 이 곳에 묵는다면 어줍잖은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지 말고, 이곳에서 식사를 할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2. 호텔 내부


리셉션인데,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들이 리셉션을 운영하신다.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응대와 배려가 예사롭지 않고, 오랜 관록으로 호텔 게스트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리셉션 앞의 공간인데, 조금은 어지럽다. 레스토랑에 손님이 많으면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객실 내부의 모습인데, 베드는 그저 그런 수준이다. 웰컴 드링크도 알량한 크기의 물 한병에 그치고 있고

객실 벽에 괴테를 그린 그림이 두점 걸려있다. 왼쪽의 그림은 우리에게도 꽤냐 익숙한 티슈바인(Johann Heinrich Wilhelm Tischbein, 1751-1829)의 '이탈리아 여행 중의 괴테 초상화(1787년 작)'이다. 


3. 레스토랑


앞에서 보았듯이 Hotel Goldener Karpfen의 레스토랑은 미슐랭이 인정한 맛집이다. 늦은 시간인데도 야외 테이블에 이렇게 손님들이 가득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맛집으로 정편이 나있는 듯하다. 

레스토랑 내부인데, 나름대로 장식에 신경을 많이 쓴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실내는 나와 다른 하나의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거의 텅 비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손임이 없다. 아마도  6월말 치곤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손님들이 야외로 나갔기 때문인 듯하다. 

조리공간과 

서빙을 준비하는 공간을 사진에 담아 봤다. 

레스토랑의 기본 셋팅은 아주 심플하다. 

일단 한잔의 필스(Pils)를 주문한다. 내가 독일에 와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 

미슐랭이 지정한 곳에 어울릴 정도로 음식은 정말 훌륭하다. 물론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그리 비싸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주문한 것은 이것이고, 

집사람은 독일에서 제철에만 맛볼 수있는 스파겔(Spargel)을 주문했다. 


4. 아침 부페


Hotel Goldener Karpfen의 레스토랑은 아침엔 주로 호텔 손님들의 아침 식사(부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꽤 괜찮은 식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다종다양한 빵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적인데, 하나같이 맛있다. 독일의 빵에 길들여진 입맛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일단 최선의 식사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갖춘 셈이다.

물론 신선한 야채가 빠질 수는 없는 일이고.

삶은 달걀이야 그렇다치고, 살라미와 베이컨이 수준급이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과일 등 아침 부페에 있어야 할 것들은 남김없이 갖추어져 있다. 

아침 부페의 셋팅 모습인데, 왼쪽 사진은 아직 객실 손님들이 내려와서 자리에 앉지 않은 상태이다(촛불이 밝혀져 있지 않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촛불이 밝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내가 앉았던 테이블이다. 결국 손님이 앉게 되면 촛불을 밝힌다는 이야기이다.  아, 이 2장의 사진은 나홀로 처음 이 호텔을 찾았을 때 사진이다. 

이번에 집사람과 둘이서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아침식사를 야외 테이블에서 했는데, 

테이블 사이에 이처럼 잉어(붕어?)가 물을 내뿜고 있는 분수 비슷한 구조물이 있다. 

과일을 들고 나오고,

그밖에 이것저것을 들고 나왔더니, 꽤 풍성한 식탁이 만들어졌다. 

인근의 성령요양병원(HL.-GEIST-HOSPITAL, 왼쪽 건물)과 Hotel Goldener Karpfen(오른쪽 건물)을 함께 사진에 담아 보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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